주택 구매 고려계획 늘어나고 있어

전셋값이 계속 뛰면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임차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새 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임차인은 앞으로 2년간은 집 걱정을 덜었지만, 집주인의 실거주 등을 이유로 지금 사는 전셋집에서 나와 다른 집을 찾아야 하는 임차인들은 전세 품귀와 급등한 전셋값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아울러 순수 전세가 줄고 월세를 낀 반전세가 늘어나는 현상과 전셋값 급등에 마음이 급해진 임차인이 매매로 돌아서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고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새 임대차 법이 시행된 7월 말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 2년 더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세 매물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있다.

매물 부족으로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보증금을 2년에 5%밖에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 상승분을 미리 올려 받으려 해 최근 전셋값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됐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거주하는 김모(37)씨는 작년 3월 회사를 옮기면서 동탄에 내려와 보증금 2억5천만원짜리 84㎡ 아파트 전세에 사는데,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해 벌써 다른 전세를 알아보는 중이다.

김씨는 "8월 이후 인근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이 넓은 동탄에 전세가 없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며 "그나마 나온 물건은 전셋값을 4억원에서 5억원까지 불러 아내와 함께 충격을 받은 상태다"라고 한숨 지었다.

김씨는 "전셋값이 크게 뛰는 걸 보니 이쪽 집값도 더 안 오른다는 보장이 없을 것 같다.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빨리 집을 사야 하는지를 아내와 매일 저녁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수도권 집값은 관망세가 강하지만 가점이 낮아 청약 당첨이 어려운 30대나 전셋값 급등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앞으로 전세 불안이 1∼2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어 매매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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