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시인

꿈에도 그리운 내 고향

강원도 정선 임계면 임계리 옹기점

꼬부랑 나무집

산골짜기의 봄은 늦게 찾아온다.

산골짜기에는 봄이 왔어도 높은 산 응달엔 겨우내 내렸던 눈이 4월이

되서야 녹는다.

보리밥 옥수수밥 감자밥에 김장 김치만 먹던 우리가족은 산나물을

많이 기다렸던 것 같다.

어머니는 동네 아주머니들 하고

여럿이 산나물을 뜯으러 간다

나는 보자기를 들고 어머니를 따라 나선다.

위험하다고 못 따라 오게 해도 기어코 꽁무니에 따라 붙어 다닌다.

동네 어른들은 저놈이 젖을 덜먹어 지어미 꽁무니에 붙어 다닌다고

하시곤 했다.

도라지 더덕 고사리 취나물 두릅

더덕은 계곡에 흐르는 물에 씻어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최고의

일품이다.

그 다음 두릅도 그 향이 좋아 날것으로 먹으면 참 기가 막혔다.

요즘이야 산에서 나는 것 보다 밭에 제배하는 것들을 먹지만

자연에서 얻은 더덕은 향이 깊었고 손가락 크기만 한 두릅은 내다팔고 손바닥

만한 크기는 집에서 데쳐 먹으면 봄내음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더덕과 두릅은 귀한 것이라 어머닌 장에 내다 판다고 많이 못 먹게 했다

훗날 어머니는 그 예기를 하시면서 쑥쑥 자라는데 못 먹여서 얼굴에

버짐 생긴 아들이 불쌍해서 가슴 아프셨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그때는 그것이 너무 야속 했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야 했던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졸라 되었던 내가 불효자식이다.

뒤돌아 회상하면 모든 것이 불효요 결초보은을 해도 모자라는 게 부모님

은혜가 아닌가 싶다.

두릅이 먹고 싶었는데 결국 어머니 생각이 오버랩이 되니 마음이 산란

해져서 어이 할꼬 !!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정선장에 가서 더덕하고 두릅을 사다가

드리면 참 좋아 하실 텐데...

먼 세상 가신 어머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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