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오랜 시간 갈등을 벌인 21대 국회 여야가 이젠 대화조차 되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순간을 지나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이러한 불통의 장면은 점점 자주 연출되고 있다.

제1야당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라고 한다. 이후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임도 갈등을 빚으면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에 항의,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5일 “우리 국회가 없어진 날이며, 일당 독재가 시작된 날”이라면서 “야당이 있을 때 국회가 있는 것이고, 야당이 없는 일방통행의 국회는 헌법상 있을 이유가 없다”고 날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제 곧 이러한 모양새가 안산에서도 판박이처럼 일어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7월 초에 열리는 의장선거를 비롯해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거의 싹쓸이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안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부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자리를 차지할 것임을 은근히 시사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속내를 알아 챈 통합당 의원들은 부의장 외에도 3개 상임위원장 중 1석 정도를 내심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체 21석 중 통합당 시의원은 6석에 불과하다. 전반기 출범 당시에는 7석이었지만 이기환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기간을 거쳐 민주당으로 입당함에 따라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바로 이 점이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3자리를 모두 가져가야겠다는 명분을 준 셈이다. 과거에는 1/3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적지 않은 나이에 민주당으로 이적한 이기환 의원을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 의원에게 한 자리 정도를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당에 줄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논리다.

현재 통합당 시의원들은 흔한 말로 “삐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개 의장단 자리 중 1자리 외에는 못 가져갈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럴 거면 차라리 모두 다 해먹어라”고 통합당 의원들은 화를 내고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국회의 상황도 안산시의회의 상황도 모두 통합당이 과거에 비슷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돌아오는 부메랑이다. 법률안 날치기 통과, 압도적인 선거 승리 후 요직 독식 등 이미 통합당이 송출했던 정치화면들이다.

민주당의 제21대 총선 압승과 앞서 치러진 지방선거의 승리. 결국 중앙정치나 지방정치나 닮아갈 수밖에 없는 프레임이 굳어지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격세지감’의 마음으로 몹시도 씁쓸하겠지만 쓴 맛이 꽤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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