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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교육지원청 삼일초교 정병연 조리사 “정년에 즈음하여”
반월신문 | 승인 2020.05.21 16:40

어김없이 오늘도 이팝나무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출근을 한다.

우리 집이 부곡동이니, 학교까지 거리는 3km 정도가 된다.

신호등을 지키며 자동차로 출근하는 것과 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것과 시간은 비슷하다.

안산 봄 벚꽂길, 가을 단풍 등 녹지공원은 아마도 안산이 전국에서 제일 일 듯하다.

나는 안산초교, 경일초교, 덕성초교, 성포초교, 송운초교, 석수초교를 거쳐 지금은 삼일초교에 서 근무하고 있다.

사실 27년이란 긴 시간동안 함께 했던 학교생활이다.

이렇게 다시 노래 부르 듯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점점 뒤 안 길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올해 12월 31일이면 정들었던 학교공간을 마감하게 된다.

만감이 교차되는 시간들이다. 나름대로 명예로운 정년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했기에 맞을 수 있는 감사함이라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내 삶의 한 부분에서 함께 했던 선생님들, 급식 관련 식구들 덕분이었으리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살고 있는 내 집이 누구든 제일이라고 말하듯이

인품 넓으신 주홍택 교장 선생님,김 인회 교감 선생님과 함께한 삼일초교는 잊을 수 없다.

안산최고의 학교라 자랑하며 내 아들이, 내 딸이 졸업한 학교이기에 이곳에서 나의 졸업은

더 큰 가치를 갖게 한다. 늘 편한 마음으로 직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심에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교육청 공채로 시작된 요리생활에 요리 관련 자격증, 전공 복지 관련의 각종 자격증 시험들...

늘 긴장 속에 치러야 했고 취득해야만 했다.

그때부터 나의 성격은 도전에 또 도전이었다. 나의 당당한 공직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공은 복지이지만 요리는 나의 삶 전부로 살아 왔다.

나는 요즘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내 자신에게 무엇을 할거냐구 질문을 한다.

대답은 글쎄요,,ㅎㅎ.다.

평생을 일만하며 살았는데 이젠 좀 쉬지...라고 대답했다가도 마음을 다잡는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전공이 복지인데, 관련 자격증도 다수 있다. 그리고 봉사도 해야 한다.

그동안은 가족을 돌봐야 했기에 일을 했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아들, 딸 성실히 자라주어 새 둥지를 이뤘기에 나도 하고 싶은 일로 또 어딘가에서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로 살고 있을 것 같다.

의정부에서 칼리아르니스(필리핀 무술) 체육관을 하는 아들이, 인천에서 수학학원 강사로 있는

딸이, 열심히 살아오는 엄마가 존경스럽다고 이야기를 할 때 늘 감사하다.

자식들에게 앞으로도 늘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자격증이나 테스트가 없는,,, 마음 가는 대로,, 저 길 가로수 잎처럼 누군가에게 시원함과

향기와 그늘을 만들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같이 맑은 날 시끄럽게 뛰놀던 개구쟁이 천사들이 너무도 그리워진다.

코로나19로 이시간도 집안에서 생활하고 있을 학생들, 많이 보고 싶고 종알대는 투정까지도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요즘 학교가고 싶다고, 공부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떼를 쓴다고 한다.

그 심정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느 날 갑자기 침범한 괴물 바이러스가 우리 모두의 일상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4차까지 개학을 연기했음에도 또다시 이어질 것 같은 불안한 시간들이 흐르고 있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모두가 함께할 때 이 역경은 좋은 결과로 달려올 것이다 우리 천사들이

다시 퇴근길에도 시원한 이팝나무 가로수가 날 반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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