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공단, 중국발 부품수급 난조 공장가동 STOP…폐업 가게도 속출
모든 업종 손님 발걸음 뚝…“20년 간 손님 한 명도 없기는 처음” 한숨

이달 25일 안산시민시장 내 한 식당에서 한 아주머니가 손님이 뚝 끊기자 코로나19 소식이 나오는 TV만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

고잔 신도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A씨는 1일 매출이 500여만 원에 달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잘 나가던 사장이었다. 코로나19가 터지자 매출이 5분의 1로 줄었다. 결국 A씨는 폐업을 결정했다.

초지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던 B씨는 지난해 말까지 권리금 5천만 원을 받고 가계를 내놓았다. 아내가 암 판정을 받아 수술비와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일파만파 번졌다.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식이 전해진 뒤 B씨는 당구장을 빈 손으로 떠났다.

2월24일 안산시민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는 누가 좀 도와달라며 절규했다.

“코로나19도 걱정이지만 이젠 정말 굶어죽게 생겼어요. 시민시장에서 20년 간 장사를 했는데 공치고 들어가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그나마 좀 장사가 됐던 5일장도 안 열리고, 이 정도면 정부에서 임대료라도 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같은 날 야간에 만난 한 택시기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이번 달 생활비를 집에 가져다 줘야 하는데 빌릴 곳도 없기 정말 큰 일”이라고 한탄했다.

고잔동 교회 내 위치한 한 커피숍은 24일 오후 5시부터 3월1일까지 임시휴업을 알리는 문구를 걸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휴업을 결정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대한민국 전체 경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실제로 소상공인들이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있다.

설상가상 안산시 성장동력 중 가장 큰 심장인 반월공단도 흔들리고 있다.

차량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 중견기업은 2주간 가동을 멈췄다. 중국에서 부품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이 기업은 지난 24일에서야 공장이 다시 돌아갔다.

안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반월·시화공단의 가동률이 저조했는데 자칫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자동차 관련 쪽 중소기업들은 부품확보 문제와 중국 현지 공단이 중단되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배달대행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에는 식당에 가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다소 늘어나는 업체들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급격히 일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이 지속될지 모르니까 수입이 줄어든 가정에서도 지갑을 점점 닫는 게 아닌 가 싶다”고 우려했다.

현재 경기도를 비롯해 안산시와 다수의 공공기관들이 경제를 살리려고 안간 힘을 써보고 있지만 소상공인들과 기업들의 근심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리에 사람이 줄고, 중국 영향이 반월공단에 미치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가게 문과 지갑은 닫히고, 공장기계와 행사는 멈추고, 사람들은 점점 집 안에 갇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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