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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밤
반월신문 | 승인 2019.11.07 10:04

어느 한 사람이 시월의 마지막 밤을 인상 깊고 아주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는 날이라 한다. 순간 다들 시월의 마지막 밤을 아주 특별한 밤으로 기억하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뭐 그런 게 있겠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왠지 이 밤은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길가에 뒹구는 낙엽 하나둘 사라져가는 뜰에 농작물, 앙상히 드러나는 나무들, 단풍으로 아름답던 모습들의 절정이 끝나고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그런 계절이어서인가? 왠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고 서글퍼지기도 하고 차오름보다는 비는듯한 느낌 앞에 시월의 마지막 밤을 예기하는 걸까?

아이의 출산 경험으로 이 밤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산통을 겪으며 보낸 아주 특별한 경험을 왜 오래 기억하며 간직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고통을 겪으며 태어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소중함과 고마움이 그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우며 일 년에 한 번 기다려지며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왠지 모를 그런 기분이 든다고 하는 밤이란다. 아들이 보낸 준 십만 원 자기를 낳아줘서 고맙다는 문자와 송금 그걸 그렇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산통의 밤이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는데 이것 또한 아름다운 밤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이용의 노래 '시월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도 잘 부르고 듣기도 좋았는데 이제는 잘 부르지도 못하고 다른 클래식 음악이 내 귀를 서서히 채워오는 것 같다. 나 혼자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나를 에워싼 모든 것이 변해 간다. 미쳐 그 변화에 맞추지도 못하고 어느새 저만치 가버린 세월이 더욱더 많이 느껴지는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사동 ‘엽전한냥’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내어놓는 이야기기가 많아져 간다. 믿는 사람이 어디론가 사라져 어려움에 처한 사람 그 사람을 찾기 위해 용인에 내려가 직접 일일이 찾다가 찾으려는 자초지종을 듣고 같이 찾아 주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는 따뜻한 사회에대한 고마움을 얘기하면서 힘듦과 감사함이 교차하는 이런 얘기가 왠지 마음이 더 짠해져 온다. 좋은 일만 채우기에는 살아온 세월이 너무 많은 건가?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도 있다. 마무리 앞에 더하지 못하고 거두어야 하는 안타까움에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에 돌아오는 이 마음의 변화는 남자에게만 특별한 게 없는 거 같으면서도 유독 가을을 타는 남자들이 많은 거 같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이 노래를 즐겨 부르는 사람은 가사에 들어있는 그 소녀는 나처럼 어디에서 무얼 할지 궁금하면서도 마음에 남아 있는 그 그리움이 이렇게 가을의 밤에 찾아온단 말인가 내면에야 뭐가 있겠냐? 마는 마음속의 그 허전함이 가을과 나이에 걸맞게 물들고 낙엽처럼 떨어져 간다.

이제 남은 그리움도 없이 여전히 그 자리에서 누가 뭐래도 변함없이 우두거니 남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는 계절이 가을이고 시월의 마지막 밤에 의미를 한 번 더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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