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학교·학부모 총력투쟁 결의
재지정 기준점수 못 미쳐 일반고 전환위기
불합리한 평가 주장하며 '법적대응' 불사

안산동산고 학부모회 및 비상대책위와 동문, 안산시민 300여명(주최 측 추산)은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정문 앞에서 "자사고 지정취소 즉각 철회하라"라고 촉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학부모회와 비대위 관계자들이 흰 국화꽃을 던지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안산동산고등학교(교장 조규철)가 경기도 교육청이 실시한 자사고 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70점)에 미치지 못하는 62.06점을 받아 일반고등학교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와 학부모는 교육청의 이번 평가가 불합리하게 이뤄졌다면서 법적투쟁도 불사할 태세여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20일 동산고등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운영 성과 평가에서 재지정 기준 점수에 미달돼 탈락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청문을 거쳐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2020년 2월29일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된다.

도교육청은 “'경기도 교육청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 위원회'를 꾸려 지난 3월25일 학교 자체 평가 보고서를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4월22일~5월3일까지 학생·학부모·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만족도 설문조사와 5월8일 현장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는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 교원 전문성과 재정 및 시설여건, 학교만족도, 교육청 재량평가 등 6개 분야 13개 항목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동산고는 재지정 기준에 7.94점 모자란 62.06점을 받았다.

도교육청은 7월 초 동산고등학교의 청문과 교육부 동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당 학교와 학부모는“6개 항목 가운데 도교육청의 재량 평가 영역에서 감점이 많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불공정 평가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하게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동산고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학교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교육 전문가, 연구원, 교수, 시민 등 12명의 자사고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위원회를 꾸렸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만족도 설문조사한 데 이어 지난달 8일에는 현장을 방문해 평가했다.

해당 학교는 이번 평가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다른 시·도교육청은 감사 등 지적 사례 항목에서 주의 처분을 -0.3~0.5점, 경고는 -1.0점 등을 감점하는데 반해 경기도교육청만 감점 폭이 두 배 이상이어서 -12점이 깎였다는 주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평가에서 주의 처분의 경우 주의 -1.0, 경고 -2.0, 기관 경고 -5.0을 적용했다.

따라서 7월 초 열리는 청문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설명하고 평가를 바로잡지 않으면 행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관계자는 "재지정 취소라는 답을 정해 놓고 진행한 평가였다”며 “도교육청이 재지정 취소를 고수하면 가처분 신청, 행정 소송 등 법적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철 동산고 교장도 "학부모와 협의해서 도교육청의 평가 결과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도교육청은 "동산고가 지정 목적에 맞게 자사고를 운영했는지 여부를 내·외부 평가 전문가들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평가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동산고의 자사고 지위가 최종적으로 박탈되면 도내 자사고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1곳만 남는다. 용인외대부고의 재지정 평가는 내년이다.

이번 사태는 동산고 재학생 학부모들도 반발하는 집단행동을 불러오고 있다.

동산고등학교 학부모회 및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부터 학부모들의 피켓시위를 시작했다"며 "청문회 기간을 전후로 모든 학부모가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문 절차와 교육부의 동의절차를 거치게 되면, 최종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가 확정된다.

청문은 외부 전문가가 주재하며, 최종 검토까지 시간이 걸려 통상 2주가량이 소요된다.

청문절차를 마치면 20일 이내에 교육부 장관에게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하고, 장관은 이로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교육부 장관의 동의 여부는 오는 8월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이다.

안산에 지역구를 둔 천영미 도의원 등도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대책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산동산고등학교는 지난 1994년 설립됐으며, 현재 학생수가 1110명(남 457, 여 65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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