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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큐비즘-〈한국에서의 학살〉
반월신문 | 승인 2019.03.13 10:54

김용남의 미술세상

 

피카소와 큐비즘-〈한국에서의 학살〉

 

 

입체파 또는 큐비즘을 탄생시킨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에서 미술 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자연스럽게 미술 시간만큼은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14세가 되던 해 바르셀로나로 이사를 하면서 그림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던 어린 피카소는 엄격한 규율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둔다.

남달랐던 그림 실력 때문에 또 다시 미술 학교인 마드리드 왕립 학교에 들어갔지만 또한 적응에 실패하면서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그 당시 유명했던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혼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1900년 젊은 피카소는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의 영향을 받아 20세 때 첫 전시회를 열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파리에 정착하면서 그가 겪은 가난에 대한 공포는 자살을 결심할 만큼 엄청난 두려움이기도 했지만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하여 가난한 하층 계급을 푸른색의 컬러를 사용하여 표현했다. 이 시기를 흔히 피카소의 ‘청색 시대’라 부른다.

1904년 연애를 시작하면서 색상이 밝은 색으로 변하였고, 작품의 모티브도 가난한 사람들에서 광대를 표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공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소녀〉, 〈광대〉, 〈곡예사 가족〉 등 많은 작품들이 인정을 받았다.

1905년 피카소는 파리에서 손꼽히는 화가로 자리를 잡았고, 1907년 피카소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아비뇽의 처녀들〉이 탄생하였다. 이맘때쯤 공동 작업을 하던 조르쥬 브라크와 새로운 미술 양식인 입체주의 양식을 만들어냈고, 20세기 회화의 최대 화가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1936년 7월, 스페인의 두 번째 공화국에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약 3년에 걸친 스페인 내전이 시작됐다. 내전이 발발한 이듬해인 1937년 4월 26일 바스코 지방의 한 작은 마을인 게르니카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히틀러가 프랑코를 돕기 위해 최신 기종의 전투기를 보내서 엄청난 양의 폭탄을 무차별 투하한 것이다. 자신들의 비행기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고도 한다. 이 사건으로 게르니카는 이틀 내내 불탔고 1,5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인구의 3분의 2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

당시 56세였던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 1881-1973)는 게르니카가 독일 전투기에 폭격 당했다는 뉴스를 들은 뒤 분노에 차서 이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폭격이 일어난 뒤 불과 3일이 지나서였다고 한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피카소는 전시(戰時)의 스페인 공화국 정부로부터 파리 만국박람회 스페인관을 위한 벽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게르니카 폭격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공화주의자들의 바람이었다.

〈게르니카〉는 피카소의 분노와 공화정부의 요청으로 제작되었다.

한때 전쟁으로 고통을 겪었던 우리나라의 모습일 수도 있고(피카소는 실제로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을 그린 바 있다), 현재 내전이 진행 중인 어느 나라의 모습일 수도 있다. 어린아이를 잃고 우는 어머니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전쟁이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나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피카소의 그림은 마치 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사진처럼 흑백으로 그려졌다.

피카소는 1973년 4월 8일 92세의 나이로 프랑스 남부 마을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이달 3월 31일 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중이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죽는 날까지 그림 그리는 일을 쉬지 않았을 정도로 평생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현대 미술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의 큐비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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