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차장 관리원들 시장실 몰려와 농성
안산시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해명

안산 지역 초·중학교에서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 업무를 보는 노인들이 17일 일제히 안산시장실로 몰려들었다. 사진=오만학 기자

안산 지역 초·중학교에서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 업무를 보는 노인들이 17일 일제히 안산시장실로 몰려들었다. ‘안산시가 노인들의 일자리를 뺏으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원’ 40여명은 안산시청 비서실 앞에서 농성을 갖고 “안산시가 사전 통보도 없이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 방식을 ‘무인시스템’으로 바꿔 노인들의 일자리를 뺏으려 한다”며 윤화섭 안산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안산시는 오는 31일까지로 돼 있는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 용역 계약이 끝나면 새해부터는 관리 업무를 안산도시공사로 넘기고 관리방식을 완전 무인시스템으로 바꿀 예정이다. 안산시는 지역의 가장 큰 민원 중 하나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학교주차장을 야간시간 동안 개방해오고 있다. 그러나 매년 용역비가 늘어나는데 비해 이용률은 저조해 효율성 방안을 검토해오고 있었다.

이들은 ‘관리가 도시공사로 넘어갈 경우 관리요원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교주차장 야간개방 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신해균씨는 “매년 최저시급도 안 되는 돈(월 123만원)을 받으면서도 주민들을 위해 일해 왔는데 안산시가 하루아침에 노인들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도시공사로 넘어갈 경우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그동안 주차장 관리를 한 돈으로 살아갔던 노인들은 노숙자로 전락해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시와 관리원들에 따르면 그동안 안산시는 매년 새로운 용업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이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걸어 고용을 보장해왔다.

반월신문의 취재 결과 실제 이들의 우려는 일정 부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 관계자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난 것은 없다”면서도 “관리주체가 도시공사로 넘어갈 경우 사업성을 따져야하는 도시공사로서는 무인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못해도 지금 어르신들의 1/3가량은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고려단계이지, 도시공사랑 확정적으로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산도시공사 관계자도 “다양한 계획 중 하나로써 협의한 것일 뿐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정규광 안산시 교통정책과장의 관리원들의 민원을 대하는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 과장은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관리원들을 향해 “우리(안산시)와 직접적으로 계약을 맺은 게 아니기 때문에 고용승계가 될지 안 될지 잘 모르겠다. 도시공사에서 잘 판단해서 할 것”이라며 마치 남 얘기하듯 대했다.

특히 그는 “여기(시청)서 소란을 피운다고 고용승계가 되고, 소란을 안 피운다고 승계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핀잔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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