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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사건을 바라보며박상우 변호사의 세상사는 法
반월신문 | 승인 2018.12.12 09:27

필자가 예전에 수행했던 이혼 사건이 있다. 사유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이었다. 아내 A씨는 남편과 20년 넘게 혼인생활을 해왔는데, 남편은 상습적으로 A씨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았다.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를 하였으나, 결국 남편은 훈방 조치되었다. 이를 빌미로 남편은 ‘신고한 값을 치르게 해주겠다’며 A씨의 목을 조르기까지 하였다. A씨는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그 길로 몸을 피해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폭행을 비롯하여 많은 강력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의 사람이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정 내 폭력, 학대, 데이트 폭력 등이 그 사례이다. 피해자-가해자 간 관계가 이렇다보니 폭력과 학대는 지속적이고 가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피해의 기간이나 정도도 일반 폭행 사건과는 정도를 달리한다.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를 즉각적으로 격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우리 법은 피해자보호명령, 임시조치결정, 접근금지가처분 등의 절차를 마련해두었다. 가해자를 격리시키는 동시에 일정 기간 동안 피해자에게 접근, 연락하는 것을 막고, 가해자가 이를 위반할 시에는 처벌이 따른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일단, 위와 같은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가해자들이 또다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거나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구속과 같은 직접적인 강제조치, 즉각적인 처벌이 없다보니 가해자가 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사실, 그간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수사기관 내지 주변인들의 인식도 문제가 있었다. 가정 내의 일은 제3자가 가급적 개입하지 않고, 당사자들을 화해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이 피해예방 및 회복에 오히려 장애로 작용했다. 게다가 피해가 제3자의 눈에 보일 정도가 되었다면 이미 가정의 화목은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강서구 주차장 살인 사건. 남겨진 세 딸들은 ‘차라리 살인자 아버지를 사형시켜달라’는 청원을 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가정폭력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현행범으로 간주되어 즉시 체포가 가능하게 되었고, 접근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최대 징역형, 내용도 사무실, 집 같은 장소 위주에서 피해자나 가족 구성원 등 사람 위주로 바뀌었다.

가해자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러한 법 개정과 함께 가정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가정폭력은 ‘가정 내의 일’, ‘가정 유지’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어 왔었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명백한 범죄이다. 가해자는 단호히 처벌되어야 하고, 피해자는 더욱 보호받아야 한다.

박상우 변호사 parksangwoo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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