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특약 문구 내놨지만 전산 준비·주택 수 확인에 시일 소요

9·13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세부 지침을 둘러싸고 혼선이 겹치면서 은행 창구에서 대출 접수 자체가 막히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대출 특약 문구 예시를 내놨지만, 보유주택 수 확인과 전산 준비에도 시일이 소요돼 실질적으로 대출이 재개되려면 1∼2일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이날 사실상 거의 모든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받지 못했다.대출을 받기 위해 지점을 찾았던 고객들은 대출 상담 신청서와 주택 수 확인 관련 동의서만 제출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대출자의 불만이 들끓는 가운데 은행연합회는 이날 밤늦게 은행권 실무 FAQ를 배포하고 주택담보대출 특약 문구를 안내했다.

은행연합회에서 일괄적으로 특약 문구 등 약관을 정해야 은행별, 영업점별로 대출 약정이 다르지 않고 고객 피해도 막을 수 있다.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특약) 문구는 당국과 조율한 것이고 이에 기초해서 각 은행이 조금씩 문구를 달리해 사용할 수 있다"며 "당장 내일부터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 창구에서 대출이 개시되려면 전산 시스템 준비가 필요해 추가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당초 은행권은 14일 행정지도 발표 후 주말 새 바뀐 대출규정에 맞춰 전산 시스템을 완비하고 이날부터 대출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나오지 않으면서 전산시스템 변경은 멈춰 섰다.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바뀐 대출규정을 전산에 적용하는 데는 추가로 1∼2일은 걸릴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간단한 작업이면 하루 새 되지만 주택 매매 모니터링 등 복잡한 내용이 들어가면 이틀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8·2대책 당시에도 LTV 비율을 바꾸는 데 1∼2일 정도 걸렸다"며 "모레 정도에 대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주택 수 확인 절차도 추가로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다.

이전까지는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도시기금의 대출 상품인 디딤돌 대출 등을 신청받을 때만 국토교통부의 전산망에서 보유주택 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일반 은행 대출에는 보유주택 확인 관련 규정이 없었지만 보유 주택 수가 대출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된 만큼 이날 일선 창구에서는 대출 상담 고객을 대상으로 보유주택 확인 동의서를 받아 둔 상태다.보유주택 수 조회결과는 은행연합회가 하루 두 차례 취합한 뒤 국토교통부에 요청해서 받는다. 소요기간은 통상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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