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 노조 안산시 주정귀 지부장

주정귀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안산시 지부장이 반월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주 위원장은 “복수노조 설립으로 동력을 잃었지만 언젠가는 함께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안산시 지부는 구 단원보건소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에 임시로 사용하던 때를 생각하면 훨씬 양호한 분위기였다. 인터뷰 장소에는 주정귀 위원장과 김승호 사무국장, 그리고 여직원이 함께 했다. 전공노 안산지부는 복수노조가 설립되고 기존 조합원이 많이 빠져 나간 상태라고 했다. 최근에는 조합비도 많이 내리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했다.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초기에 총파업 등으로 파면되거나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공무원 얘기를 할땐 뭔가를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7급 행정직 공무원인 주정위 위원장은 윤화섭 시장이 통큰 마음으로 전공노를 바라봐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가 하고싶은 얘기를 자연스럽게 듣고 싶었다.

Q공무원 노조와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나.

-2002년에 공무원으로 들어왔는데, 그해 수습 근무 중에 공무원 노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전공노 전신인 안산시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만들어 졌다. 최경호 중앙도서관장(당시는 계장)이 회장으로 있을때 였다. 다음해인 2003년 6월로 기억되는데, 당시 송진섭 시장과 직장협의회 간에 마찰이 심했다. 어찌보면 시장과 직장협의회와 대결 상황이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나는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공무원 노조의 기초를 봤다고 보면 된다. 2003년 6월에 100여명으로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안산시 지부로 전환되면서 공식적인 노조원 역할을 하게됐다.

Q당시 어떤 업무를 맡았나.

-남자지만 공교롭게도 초대 여성부장 직을 맡게됐다. 평소 여성권익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지금이야 일반화 된 얘기지만, 직장내 성차별 등과 같은 불합리한 관행 등을 바로잡고 싶었다. 남녀가 동등한데 차별이라는 자체가 쑥스럽다는 생각에 이를 해소하는데 일조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있었다. 여자가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직장내 고위직 중 여성비율이 적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 그래서 노조의 임원 구성때도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고 받아들여졌다. 지금은 어느정도 사라졌다고 본다.

Q여성에 대한 배려가 커보인다.

-남녀는 동등하다는 신념이 무척 강한 편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당연한 일 아닌가. 2008년도에 여성의 생리휴가를 무급으로 전환하는 조례개정을 추진한 적이 있다.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한달에 하루를 쉬는데 무급이란 말이 안된다고 봤다.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명 '대한 생리대'를 보급하는 정책을 폈다. 여성들의 호응도는 무척 높았다. 친환경 생리대 보급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들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노조 초기 징계를 받은 공무원 얘기좀 해달라.

-참 가슴아픈 얘기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렇다. 내가 정책부장으로 있던 시기인 2004년의 일이다. 공무원노조 특별법 저지 노동3권 쟁취 총파업에 참여했는데, 그 이유로 등으로 여러명이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당시 7급이던 박기한씨가 가장 무거운 파면의 징계를 받았다. 나중에 경기도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요구했지만 기각돼 공무원 옷을 벗었다. 그리고 최경호, 임병권, 김두수, 민병일, 나(주정귀)는 해임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경징계를 포함해 모두 17명이 피해를 입었다. 다행이 나를 포함해 파면받은 공무원은 소청 심사를 통해 정직 3개월로 감경 처분을 받아 복직한 상태다.

Q전공노 안산지부가 그동안 한일은 무엇인가.

-2007년도에 안산시가 감골도서관에 이어 중앙도서관까지 민간위탁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를 우리가 강력히 투쟁해 막은 적이 있다. 큰 공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리고 2009년에 모 도의원이 당시 동장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공무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해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다. 도의원이라는 공인이 공무원을 폭행하는 있을수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몇몇 불미스런 일들을 우리가 확인을 하고 재발방지나 문책을 받도록 한 일들이 있다. 새마을 부녀회 등 시민단체와 '시민을 위한 김장 담그기 봉사'나 세월호 유가족 반찬지원사업도 기억으로 남는 일이다. 앞으로도 시민들과 호흡하고 봉사하는 공무원 노조가 되도록 하겠다.

 

주정귀 위원장이 노조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어려운 점은 무엇이 있나.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으로 꼽는다면 복수노조가 생기면서 동력이 좀 떨어진 면이 있다. 따라서 심도있는 정책집행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6급 이하 공무원이 조합원으로 있는데 2009년에는 1500명 정도까지 회원으로 있던 조합원수가 최근 801명으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조합비가 복수노조인 '안산공무원 노동조합'에 비해 높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는 대폭 내렸지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라고 본다. 또한 행사성 위주의 이벤트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예산을 절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있다. 사업을 전환해 빠져나간 조합원을 설득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법내노조 설립 신고를 완료했다. 그동안 법외 노조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이제 그런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Q윤화섭 시장과의 관계는 어떤가.

-윤화섭 시장이 후보시설 우리와 정책질의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공정한 인사와 깨끗한 시정운영을 요구했지만 시원치 않은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취임 이후 30여일 만에 상견례를 했으나 4개 노조와 합동으로 하는 형식을 취했다. 인근 지역에 비해 공무원 노조에 대해 협조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실례로 안양이나 광명, 부천 같은 경우는 노동조합와 상호 협력하는 스킨십이 있었다. 예를들어 시장과 노조측이 마주앉아 토론하고 어떤 지역은 기념식수를 함께 하는 등 제스쳐가 보이고 있다. 그런데 안산은 현재 단체교섭을 진행중에 있다.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곧 좋은 소식이 올거라고 본다.

Q윤화섭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공직사회의 경쟁적 성과주의 폐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또한 소통하는 안산시를 만드는데 모두가 노력해 주길 부탁드린다. 측근 인사 또는 지역에 근거한 인사를 배제하고 선거캠프 출신의 비리예방에 최선을 다해줄것을 당부하고 싶다. 객관적이고 합리적 원칙을 가지고 조직과 안산시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인사원칙을 지켜주길 부탁드린다. 공직사회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Q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가까운 시일안에 안산공무원 노조와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하고싶다. 양쪽 모두 공직사회 개혁을 위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기본 목표가 같기에 언젠가는 힘을 하나로 모아야 된다고 본다. 사무실도 바로 옆에 있는 만큼 통합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7년만 해도 과로로 숨진 공무원 몇분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이 건강하야 시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의 질도 향상된다고 본다. 시민사회와 공무원이 협력해 살기좋은 안산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지역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 살기좋은 안산을 만드는것이 공직사회가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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