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곳저곳에서 시끄러운 가운데 매스컴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와 영화배우 김부선 씨의 스캔들 진실공방을 빼놓을 수 없다. 공지영 작가가 김부선 씨 손을 잡고 이재명 후보를 힐난하면서 더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저 여자들은 왜 또 그러는데?” 평소 조용하던 남편이 뉴스를 보면서 한마디 한다.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주변의 반응도 대체적으로 남편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필자 역시도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 것을 보면, 아마도 발표 시기가 불순(?)하게 여겨져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시기적으로 혹 불순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비난하는 이들의 이유에서 그보다 더한 불순함이 느껴져 오히려 김부선, 공지영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그녀들의 미혼모 전력이라든가 몇 번의 이혼 전력이 어떤 억울함과 부당함을 주장하는 사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과 김부선의 스캔들은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010년경부터 다소 거칠지만 솔직하기로 소문난 김부선이 매스컴을 통해 몇 번이나 알렸던 사실이다. 실명을 밝힌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이슈가 되었고 퍼즐조각 맞추기를 통해 이재명으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적극 부인했다. 이에 김부선은 그를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이라 칭했다.

2006년 만난 피부 고운 성남의 동갑내기 총각 변호사. 그의 적극적인 구애로 사귀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다. 이후 헤어지는 과정에서 그로부터 모욕적인 언사와 협박을 받았다. 그래서 그가 증오스럽고 승승장구하는 것이 불편하다. 웬만큼 연예가소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 궁금하거나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개인적인 연애사가 아니다. 결국 두 사람의 짧은 연애는 엄연히 한쪽에 가정이 존재함으로 불륜이다. 김부선 딸의 말처럼 주홍글씨와도 같은 것이라 떠벌일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김부선은 자신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적극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하다. 도대체 그녀는 왜?

몇 달 전 미투운동이 한창일 때 전 충남도지사 공보비서의 성폭행 폭로사건으로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 때 유력한 차기대권주자로 인기상한가를 누리던 안희정 전 지사는 처참하게 몰락했다. 이에 그를 옹호하는 이들은 소설네트워크를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비서 김 씨의 이혼 전력을 내세워 꽃뱀 취급하며 2차 피해를 입히는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안 전 지사의 억울함이 공감되기는 하나 그렇다고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약점을 들추어 매도하는 일은 옳지 않다.

안 전 지사는 사건이 터지자 바로 시인하고 스스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 사건의 진위를 떠나 행동에 책임지는 그의 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계속적으로 무시, 부인하며 경기도지사 선거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사안이 다르다. 전자는 공적인 관계이며 위력에 의한 성폭행에 초점이 맞춰졌고 후자는 사적인 관계이며 쌍방도 아닌 일방의 불륜 주장으로 아직 어떤 결론도 낼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들의 지친 환경을 폄하하는 자극적 발언은 자제해야 하겠다.

왜 그토록 그녀들은 분노하는가? 한 때는 사랑했던 연인, 존경했던 상사에게 칼을 들이댈 만큼 그녀들을 분노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일이 해결된다. 핵심은 ‘거짓’에 있다. 말이든 행동이든 거짓에는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 특히 상대가 느끼는 기분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거짓 행동과 말을 일삼는다면 상대는 심한 배신감으로 분노하게 된다.

진심으로 상대를 대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어떤 협박이나 불이익이 와도 그를 지켜주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절절한 사랑과 희생의 환희를 느끼지 않았을까. 그렇게 되도록 그들이 노력했어야 한다. 그러지 못했기에 중요한 시기마다 스캔들로 시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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