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종(하지알카리수주식회사대표.

한국YMCA전국연맹부이사장)

한반도를 둘러 싼 정세의 변동 폭이 커졌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되었던 ‘키리졸부 한미군사훈련’이 3개월 이후인 오는 4월에 재개될 예정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한미군사훈련이 재개되는 즉시 한반도는 다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반면에 평화 실현의 희망도 커져만 간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의 엔트리가 확정되었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등 5개 세부종목에서 22명의 북한 선수가 참가하게 되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남북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는 총 35명의 엔트리로 늘었고 경기마다 북한 선수 3명이 출전하게 되었다.

북한선수단의 대거출전을 허용한 IOC의 결정에 감사하며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IOC의 이런 입장을 이끌어낸 정부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를 계기로 10여 년 동안 멈추었던 남북교류가 재개되고 화해와 협력이 활성화되어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지금부터 군사훈련이 재개가 예정된 3개월 동안만이라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평화의 바람이 돌풍이 되어 전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강력히 남기를 바란다. 한반도의 분단은 부당한 것이다. 이 분단에서 오는 72년, 우리 민족의 고통은 이제라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전 세계인들이 이 사실을 새삼 깨닫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다행히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주요 외신은 남북 화해의 극적인 이정표이자 외교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에 대해 "지난 십여 년 동안 남북 간 있었던 가장 극적인 화해의 몸짓"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발표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전쟁 가능성이 특히 커진 바로 그 순간에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CCTV는 "남북 단일팀 구성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이후 27년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미국과 대화 채널을 개설하기를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는 정서가 한국인들 사이에는 보편적이다. 반면에 북은 핵 무력 병진노선은 생존을 위한 조치로 이제 ‘북핵’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선언이다. 미국 또한 북핵의 포기 없이는 어떠한 협상도 없다는 호언이다.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없다.

그러므로 남북대화 못지않게 북미대화도 필요하다.

70년이 넘는 동안 정상 간에 단 한차례의 만남이나 대화도 없었고 비이성적인 말 폭탄이나 주고받는 사이인 북미간의 대화는 시작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하여 한미군사훈련의 중단과 핵과 미사일의 개발을 함께 멈추는 이른바 ‘쌍중단’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협정의 체결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답이다.

앞으로 3개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IOC를 비롯한 전 세계가 평창올림픽, 평화올림픽을 지지하고 성원하는 사이 남북이 주도적으로 나서 평화와 통일을 향한 못질을 해 나가야 한다. 남북이 먼저 합의하고 북미 간, 북일 간 대화를 주선한다면 한반도의 평화로운 관리도 가능해진다.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보다 상수에 있어야 한다.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분단된 조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고 평화를 이루는 일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개척하는 소중한 시간, 3개월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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