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늦은 밤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고 잘까 그냥 잘까 망설이다 그냥 잤다. 꼭 질 것만 같은 불길한 마음이었다. 결국 월드컵 축구 0:0 무승부 졸전 끝에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아침에 들었다. 연속 9회 진출이니 대단한 일이라고 언론에서 위로하지만 상쾌하지 못하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0월 A매치부터 공격 지향 축구를 하겠다고 한다. 본선을 염두에 두고 강호와 맞서 내려앉지 않고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축구에서나 듣던 국가 간 대전인 A매치가 취업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A매치를 주관하는 기획재정부는 7일 기존에 합동채용을 실시하던 8개 기관 외에 총 38개 기관이 추가 참여를 확정해, 46개 공공기관이 7개 분야 15개 그룹으로 나눠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합동채용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합동채용은 SOC, 에너지, 정책금융, 보건의료, 농림, 환경, 문화예술 등 7개 분야 총 15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2개 금융공기업도 10월 21일 A매치를 치른다.

A매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을 시도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력서에 사진, 학력, 출신지, 그리고 스펙을 적지 않고 채용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결국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기억해보자. 이는 박근혜 정부의 능력중심 사회를 지향했던 국가직무능력(NCS) 중심의 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불필요한 스펙을 지양하고 취업회사에서 요구하는 채용 직무에 맞는 스펙을 갖추라는 이른바 직무능력중심 채용이다.

지난 9월 6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서 열린 ‘우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 정책간담회’에서 4년제 대학에 비해 전문대에 대한 정부지원이 형편없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6년 기준으로 전문대는 137개, 학생 수는 약 69만 명이고 일반대는 201개, 217만 명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일반대가 1조 5000억 원인데 비해 전문대는 3160억 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8월 29일 정부는 내년도 429조원의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중 교육부 예산은 모두 68조 1880억 원이다. 올해 본예산 61조 6317억 원보다 10.6%(6조 5563억 원) 늘어 정부 총예산 429조원 가운데 15.9% 수준이다. 그런데 전문대학이 기대를 했던 ‘전문대 진로 취업 및 교육력 강화사업’ 예산 190억 원이 빠졌다. 대학수의 40.7%, 학생수의 24.1%를 차지하는 전문대학을 홀대한다는 느낌이다.

일반대학 출신들이 취업을 하는 곳은 A매치가 이뤄지는 대기업 공기업이지만 전문대학 출신들은 중소 벤처기업이다. 그래서 관심이 크다. 중소 벤처기업을 총괄하는 부처 장관에 정말 제대로 된 역사관과 능력을 가진 분이 임명돼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우리나라의 기업수의 99%와 근로자수의 88%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학생들이 취업을 하고 평생을 근무하게 될 직장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1960년 중소기업과로 출발해 1968년 중소기업국, 1996년 중소기업청을 거쳐 2017년 7월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청와대가 적임자라고 했지만 이런저런 부적격 사유가 제기되고 있다.

“코드인사도 좋으니 실력있는 사람을 쓰라.”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발언이 귀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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