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축제가 참으로 많다. 최근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축제만 봐도 송도세계문화관광축제를 비롯해서 무주반딧불축제, 평창효석문화제,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 강주 해바라기축제, 순천만 국가정원 물빛 축제,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 괴산고추축제, 부산불꽃축제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많은 축제들이 꼭 필요한가? 혹은 이런 축제의 처음 시작은 주민 화합이나 또는 문화 보급, 관광의 활성화 등 목적을 갖고 시작했을 텐데 뜻대로 잘 되고는 있는 건가? 염려와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혹시나 다른 지역에서 잘 되고 있으니 우리도 한 번 해보자는 식의 마구잡이식 축제만 양상 되고 있지는 않은지 평가와 점검은 해보고 있는 건지도 궁금할 때가 있다.

축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20세기 축제는 전통놀이 위주에서 음악을 근간으로 하는 콘서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콘서트는 하나의 집중과 분출을 만들어내는 강렬한 대동놀이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보통 여름철에 야외 연주장에서 개최되는 콘서트를 프롬나드 콘서트라 한다. 산책하거나 선 채로 듣는 음악회를 의미한다. 프롬나드는 ‘산책, 산책길’등의 뜻으로 17세기 후반 영국의 가든에서 시작됐고 19세기 들어 세계에 보급되었다.

이것이 시민대중을 광장으로 동원하고 함께 열광하는 이상을 지닌 야외 콘서트의 시작이다. 일종의 거리음악인 셈이다. 거리음악회의 원조는 사실 부르주아 시민들이 음악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이를 향유할 수 있게 된 시기부터 기획되었던 것이다.

광장문화는 각종 정치 집회와 대규모 문화 행사를 통해 더욱 다양화된 모습으로 변모해 왔다. 과거 콘서트는 정해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표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신세대와 청년문화로 대표되는 언더그라운드 공연의 대중화와 거리콘서트는 홍대 앞과 대학로, 인사동 거리에서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공연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안산에 이런 유의 광장 문화가 있는가? 조금은 아쉽게도 문화광장에도 전철역이 있는 광장에도 축제 형태의 문화는 아직 태동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안산시는 숲의 도시를 표방하며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숲 곳곳에서 작은 광장 문화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마을 단위, 아파트 단위의 작은 광장 혹은 쉼터에서 작은 음악회, 강연회, 장터 등이 생겨나면 이런 것들이 도시를 활기차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참신한 기획력을 갖춘 도시기획자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산은 이런 자생력을 갖춘 단체가 적다는 것이다. 도시 역사가 짧다보니 자생적이거나 길러진 문화기획자 혹은 공연단체가 전무하다시피하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다양한 문화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점은 복이다. 그러나 광장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가들의 열정이 자생력을 갖춘 문화 도시를 만들어가는 원천이 될 수 있음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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