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 민자 역사 건립 출범식 및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중앙역 민자 역사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이미 시작된바 있다. 2008년부터 거론된 중앙역 민자 역사는 당시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보는 바와 같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당시 유명 비즈니스 호텔체인인 W은 호텔 및 백화점을 건립해 30년간 임대 분양한 후 국토해양부에 기부 채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바 있다.

민자 역사란 한 마디로 회사의 자본을 빌려 역사를 짓는 것을 의미하는데, 민자 역사 내에는 대부분 백화점과 같은 종합쇼핑물이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민자 역사가 건립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역사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해야 하고 둘째는 유동 인구가 많아 상권을 형성했을 시 자본 이득이 확실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치 않고 막연하게 민자 역사를 추진했을 시 자칫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는 롯데백화점의 자본에 의해 1986년에 설립된 영등포역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민자 역사는 대부분 코레일 운영 구간에 존재하며 철도 공기업이 운영하는 민자 역사는 없다. 그것도 코레일 광역 전철 구간이 대부분이고 코레일 전철이 없는 비수도권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 건립된 민자 역사를 보면 경부선 서울역을 비롯해 용산역, 안양역, 평택역, 대구역, 청량리역 등은 일반 열차와 광역 전철을 겸한 역에 세워진 민자 역사이고, 경인선 개봉역, 부천역, 부평역, 산본역, 수내역, 죽전역, 의정부역 등은 광역 전철 전용역에 건립된 민자 역사다.

현재 전국적으로 민자 역사로 건립 중인 역사도 홍대입구역 등 서너 개가 있으며, 계획 중인 역사도 중앙역을 비롯해 서너 곳이 있다. 반면 건립은 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소위 망했다는 민자 역사도 있는데 경인선 동인천역이 대표적이다. 본래 인천백화점으로 개업한 동인천역은 IMF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민자 역사 대부분이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부채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앙역의 경우 안산의 구도심권과 신도심권을 가로지르는 교통의 요지로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며, 민자 역사로 건립 할 수 있는 대지가 충분한 점, 신안산선과 4호선, 수인선, KTX로 연결되는 핵심 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자 역사 건립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시민 단체 등 시민들이 바라보는 여건과 직접 자본을 투자해 이익을 봐야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회사는 공익성과 짐작으로 내세우는 수치가 아닌 정확한 이득이 보존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만 사업에 손을 댄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투자자가 없었다는 것은 아직 민자 역사로서의 투자 가치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잘못된 교통 역량 평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의정부경전철, 용인경전철을 교사 삼아 모범적인 민자 역사 건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차분하고도 치밀하게 계획하고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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