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2일, 한국씨티은행이 지점의 80%를 폐쇄한다고 발표해 충격을 주었다. 기존 126개 영업점을 25개로 101개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이다. 고객들이 많은 디지털 채널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금처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영업점에 근무하던 기존 직원을 콜센터와 유사한 전화, 디지털 응대 업무를 하는 고객센터로 재배치한다고 한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70년대 들어서서 은행은 전산화와 온라인화를 본격 추진했다. 전산화는 손으로 하던 은행업무를 컴퓨터로 처리한다는 것이고 온라인은 각 지점간 거래를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A은행 상록수지점을 거래하는 고객이 고잔동지점에서 만기 적금을 찾지 못했는데 전산화와 온라인화가 이루어진 후 가능해졌다.

은행 영업점 창구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 뱅킹 등으로 업무를 보는 것을 ‘비대면 채널’이라 한다. 이 거래비중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03년에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을 합해 30.7%였다. 그러나 최근 자료를 보면 84.5%다. 이는 은행 창구에 가는 비율이 15.5%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덩달아 은행 영업점, 임직원 및 자동화기기 수가 줄어들고 있다. 역시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자. 2016년 우리나라 은행의 영업점수는 7,103개로 전년대비 175개, 현금자동입출금기도 48,500개로 2,641개가 줄었다. 직원 수는 114,775명으로 2,248명이 감소했다.

더욱이 2016년 12월 14일 설립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4월3일 201명의 직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또 다른 비대면채널 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갈수록 오프라인 은행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금융은 전 산업의 혈액이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 혈액공급이 잘돼야 하듯이 금융의 공급은 더욱 중요하다. 오프라인 영업점의 축소는 노년층을 어렵게 만들고, 인터넷과 모바일 소외계층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금융복지’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만 있는 게 아니라 금융복지도 있다.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주제가 4차 산업혁명과 대응방법이다. 후보들이 유세과정에서 언급하자 대부분의 언론이 이 문제에 집중했고 지금까지 멀쩡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생겨났다.

잘 알고 있듯이 증기기관을 시작으로 한 1차 산업혁명, 전기생산의 본격화로 2차 산업혁명, 인터넷시대의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등 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일본의 니케이신문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가 공동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 장착로봇이 사람의 업무 34%를 대체할 것이라 한다.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 다수 대 다수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초연결 사회다. 2014년 12월 현재 인터넷 사용률은 82퍼센트,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보급률은 77퍼센트로 단연 세계 최고이다.

초연결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당연히 사라지는 직업이 있고 또 새로운 직업도 생길 것이다. 새로운 직업도 인공지능 등 컴퓨터와 디바이스로 대체돼 효율성을 높여 부가가치를 크게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4차 산업혁명의 효율성과 부가가치로 인한 ‘부’를 누가 가져가는 것인가? 인공지능이 가져가는가? 결국은 사람이다. 양극화가 더욱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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