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근대화의 기수’ 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30년 전의 금오공업고등학교 졸업 당시의 동기생들과 은사님이 졸업 30주년기념을 위해 지난 주 구미에 있는 금오마이스터고에 모였다.

강원도 영월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일찍이 유학길에 올라 전국 8도에서 모인 동기 450명이 함께 기숙사에서 3년을 함께 한터라 우리의 만남은 자연스레 지역의 구분 없이 잘 어울려 3년은 학교에서 5년은 육해공 각 군에서 기술하사관으로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다.

각 지역에서 3% 이내 드는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2:1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 선발된 450명의 군장학생 RNTC 군사학교육을 받으며 보낸 고등학교 시절엔 군기가 보통 센 게 아니었다.

전원 기숙사생활의 군대식 내무반은 12명으로 양쪽 마룻바닥에 6명씩 중간엔 양쪽으로 책걸상이 놓여있고 거기에서 공부하고 밤 10시에 점호 아침 6시에 기상 이런 군 생활과 같은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어 그런지 전국에서 온 동기들과 친하게 잘 지내온 것도 어려서부터 함께하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한 것 같다.

단체생활의 어려움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은 것 같다. 각 학년별로 이뤄지는 병영훈련도 다른 학교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추억이다.

1,2학년 여름방학에 2주 3학년 겨울방학에 3주 군부대에서 이뤄지는 병영훈련은 정말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때의 어렵고 힘든 경험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수고등학교에서 특별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친구들이 그것도 8도에서 모여든 친구들이 내 인생에는 가장 큰 재산이다. 군장학생으로 맺어진 전우와 교우 이런 만남은 특별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자라온 지역은 달라도 자연스런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만남은 국회의원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하는 필자에게 더 할 수 없이 좋은 자산이다.

각종 모임에 가는 자체가 부담스럽거나 어색하지가 않다. 남들은 영호남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필자는 그런 거에는 자유롭다. 그냥 함께한다. 지역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시·도의원, 시장, 국회의원은 자신이 속해있는 지역민을 위해, 출마 할 때는 당적을 갖지만 당선인이 되었을 때는 그 지역을 대변하는 대변자로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표가 나오던 나오지 않던 함께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마음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극도로 나누어진 지역 색은 누가 만든 건지 우리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물벼락을 맞는 한이 있어도 같이 함께 하려는 태도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형성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득이나 현실이 지역감정으로 나뉘어져있는데 계산적으로 그사이를 피해 다니는 정치인이라면 그 지역을 대변하는 역할자로서는 아닌 것 같다.

각종 선거 때가 되면 불거져 나오는 지역 색이 항상 언제나처럼 등한시 되는 것에 종지부를 과연 찍을 수는 없는 건 지는 우리 자신 스스로가 풀어야 될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지역을 다니면서 봉사하고 함께해온 시간들에 대해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 다닐 때의 전국 팔도에서 온 동기생들과의 어려서부터 잘 지내 온 것도 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이번 금오공고 졸업 30주년을 맞으면서 동기들을 만나다보니 더욱 절실하다.

그때야 가정이 어렵고 힘들어서 몸만 들어가면 전액 장학금으로 해결되는 학교여서 가긴 했지만 지금은 그 선택이 오히려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국 각지에서 성공한 친구들이 30주년 기념식장을 가득 채운 모습이 참 멋지다.

지천명(知天命)이라는 ‘하늘에 명을 깨달아 안다’는 50세에 이렇게 다시 모교에 모여 잠시의 시간이지만 함께 한다는 게 참 좋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그 것도 전국 각지에서 예전에 ‘조국근대화의 기수’라는 표어처럼 대한민국의 중요한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졸업 당시에 그 인원이 다 오지는 못했지만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30년 전의 모습을 생각하며 은사님과 동기들 또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는 모르지만 이번 금오공고졸업 30주년 행사는 나에게 참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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