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이현우의 우리고장 문화유산 이야기 (35)

소릉(少陵) 이상의(李尙毅)의 초상화로써 임진왜란 때 광해군을 호종(扈從)한 공으로 1613년(광해군 5) 위성공신(衛聖功臣) 3등에 녹훈(錄勳) 당시 그려진 영정초본이다. 이상의(1560~1624)는 성호 이익의 증조부로, 관직이 좌찬성에 올라 여주이씨 가문의 증흥조로 추앙받았다.

영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17세기 전반에만 특징적으로 사용된 낮은 사모와 짧고 도톰한 사모날개와 적갈색 필선으로 얼굴선을 간략하게 선묘하고 담묵을 섞은 투명한 적갈색 담채로 귓속과 법령 주위 및 눈두덩이 주변의 오목한 부분을 더 어둡게 선염 (渲染)하여 얼굴의 요철에 따른 기본적인 명암을 표현하였다. 그 위에 다시 동일한 적갈색 담채로 이마 중앙과 양쪽 광대뼈, 콧등, 턱처럼 볼록하게 나온 얼굴의 중요 오악(五嶽) 부위를 더 짙게 선염(渲染)하여 강조함으로써 더욱 두드려져 보이게 하는 지각적(知覺的)인 음양식(陰陽式) 이중명암법(二重明暗法)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단령(團領)은 운문(雲紋)을 생략한 채 물기가 많은 청록(靑綠) 담채(淡彩)로 넓은 붓 자국이 보일 정도로 어깨 부위를 거칠게 칠하고 아래쪽의 가슴부위로 내려갈수록 더 엷게 풀어준 뒤, 단령 안에 입은 중의(中衣)의 목깃에만 흰 연백(鉛白)을 칠해 마무리 하였는데 이는 17세기 초반의 초상화에서 특히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이상의 영정은 중의의 옷깃에 칠한 연백이 산화되어 검게 변색된 상태이다.

이상의 영정은 17세기 초 영정으로는 유일한 희소성과 역사성이 분명하여 큰 가치가 있으며 현재 유일하게 알려진 위성공신상의 초본이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정은 세로 58㎝, 가로 36.5㎝이며, 족자 전체길이는 135㎝, 전체 너비는 47.5㎝이다.

여주이씨 문중에서 소장해 오다가 성호기념관에 기증하였으며, 2014년 5월 9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83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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