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바우나 (안산시의회 의원)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한 번 정착되면 민주주의는 자동적으로 발전하고 꽃 피울 것이라고 말이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등장한 민주주의는 18세기 유럽에서 재등장하기 전까지 2,000년 넘게 지구상에 흔적도 없었다. 1991년 구소련이 붕괴한 후 발아한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푸틴 정권에 들어서면서 껍데기만 남았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우리나라의 제헌 헌법은 문자 그대로 놓고 보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민주주의 헌법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지 못 하고 하야했다.

군부 독재 정권이 종언을 고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지금의 민주주의는 어떤가? 민주주의의 전제 조건은 언론의 자유이다. 9번째 개정된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2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의 언론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13년 50위, 올해는 70위까지 하락했다.

법과 제도만으로 문화를 규정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부침(浮沈)을 거듭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성인이 정기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화분에 심긴 꽃나무와 같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가꿔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좌파의 전유물이라고 말이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면 좌파, 민주주의에 소극적이면 우파라고 말이다.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근본적인 기준은 국가가 시장경제에 개입하는 정도의 차이이다. 좌파는 큰 정부, 우파는 작은 정부를 표방한다. 북한을 옹호하면 좌파, 북한을 비난하면 우파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좌파와 우파가 공존하는 우리나라의 정치 체제이다.

민주주의를 부인하는 것은 체제를 부인하는 것이다. 체제를 전복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고, 그런 세력은 대한민국헌법 제8조제4항에 따라 통합진보당과 같은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대통령발 게이트는 민주주의라는 꽃나무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선출된 권력이 그 권력을 남용하여 근본을 알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비선(祕線)들과 결탁하여 체제를 전복시키려 했다. 국가의 안위를 위태롭게 했다.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지금의 정부에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다”는 같은 이유로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었다. 민주주의가 한 번 정착되면 민주주의는 자동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었다. 민주주의를 특정 정파의 전유물이라고 말이다.

오해가 풀리고 있다. 광장에 모인 국민들이 그 오해를 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더 이상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국민들이 그 오해를 풀고 있다.

국민들의 준엄한 질책과 요구에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와 새누리당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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