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천 의원

날씨가 덥습니다. 낮에는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감온도로 치면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날씨를 예보하는 기상캐스터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라고 예보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잠을 잘 못자고, 불쾌지수마저 높기 때문에 작은 말실수에도 감정을 상하게 되고 그것이 싸움을 유발할 수도 있는 계절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남을 배려하는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근래 안산시의회가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또한 그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산시의회 파행에 대한 원인을 지적하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리 안산시의회가 파행을 겪고 있고, 의원들간에 마음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서로 점잖은 표현으로 비판하고, 고운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자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의원들은 지난 2년간 함께 의정활동을 펼쳐왔고 앞으도로 2년동안은 더 의회와 각종 현장에서 얼굴을 맞대로 의정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에서 나의 의견이 정답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린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나의 생각은 이런 것이고, 또한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러한 것입니다. 나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의원들 간에 생각이 서로 달라서,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달라서 반목할 수 있고 서로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의원도 사람입니다. 정치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순간순간에 따라 생각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과 생각이 같다가도 다시 다른 사람과 생각이 같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순간순간에 너무 집착해서 험한 말로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정치적인 환경은 변하고 정치적인 노선은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관계는 쉽게 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은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면서 늘 상대에 대해 존칭을 사용했고 경어를 썼습니다. 생각이 달라서 서로 격하게 학문적인 논쟁을 벌였지만 그 과정에서 막말을 하거나 예의에 벗어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늘 서로를 존경한다고 말하고 ‘한 말씀 고견을 들려주십시오’라고 스스로를 낮추었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정치를 하다보면, 세상을 살다보면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과 논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말을 하거나 험한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생각이 다르고 해석하는 관점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 안산시의회가 시민들에게 시원한 소식을 전하게 돼 한편에서는 반갑고 한편에서는 고마운 일입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한발씩 양보해서 얻어진 협치입니다. 양당대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날씨가 덥습니다. 작은 일에서 마음이 불쾌해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고운 말을 사용해서 서로 짜증나지 않는 삼복더위를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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