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홍대부여고교사 김지영

삼십대 초반의 두 아들을 둔 아주머니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아들들이 서른을 훌쩍 넘어 혼기가 지났는데도 장가를 못가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뭐라 위로의 말을 건넬 수가 없었다. 둘 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이 없다보니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때는 하는 일이 힘들어서 외면하던 환경미화원만 해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원서를 내는 상황이고,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이라서 선호하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갈수록 미혼 남녀들이 늘어나고 있고,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고 말 것이다.

좁은 땅덩어리의 우리가 자랑할 것이라고는 인적 자원밖에 없다. 그동안 강한 교육열 덕분에 그나마 고속성장을 이룩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일할 청년인구가 줄어든다면 이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더구나 자녀들에게 드는 교육비의 증가로 출산을 외면하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는 판국에 이처럼 혼기를 맞이하고도 결혼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 아프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과거 우리들과는 또 다르다.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그들은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여 대한민국이라는 우리의 조국을 세계에 널리 알린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이처럼 잠재능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그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날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이들에게 달렸다.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된 능력을 개발해야만 한다. 청년들의 능력은 땅속에 묻혀있는 원석과 같아서 이를 개발하여 적재적소에서 활용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밝아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젊은이들의 소질을 개발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재능을 땅속에 묻어 버리고 있다. 이들에게 성적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들의 지니고 있는 소질을 개발해서 적재적소에서 활용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교육이 해야 할 시급한 일이다. 적성을 찾아내고 개발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취업이 되질 않아서 결혼을 미루고 이러한 문제들이 출산율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어찌되었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여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할 때 우리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대기업 채용시험이 있었다. 구름처럼 수많은 청년들이 입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대다수는 실패의 경험을 할 것이고,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게 될 것이다. 너무 가슴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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