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長인터뷰 경창수 이사장

首長인터뷰 경창수 이사장

“건강과 나눔이 함께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추구합니다”

2013년의 마지막 날이던 12월 31일 오전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협동조합)의 경창수(53)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상록구 월피동 로얄프라자를 찾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상업 빌딩처럼 보였지만 이곳은 의료협동조합의 심장부이다. 의료협동조합에서 현재 운영 중인 의료기관 7개(새안산의원, 새안산한의원, 우리생협치과, 건강검진센터, 재가장기요양센터, 가정간호사업소, ‘꿈꾸는 집’ 요양원) 가운데 치과를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이 집중된 곳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조합 사무실을 비롯해 조합원들이 손수 일군 옥상텃밭과 더불어 조합원실도 두 곳이나 마련돼 있다. 조합원실은 조합원들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요가와 오카리나 팬플릇, 명상, 자원봉사자모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의료협동조합은 단순히 조합원의 출자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생명체 같다.

경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참여, 생활밀착형, 공동체, 지역사회, 풀뿌리 운동’등을 강조했다. 왜 이런 말들을 강조했는지 인터뷰를 마친 후 함께 건물을 둘러보면서 알 수 있었다.

특히, 직원 80명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찬찬찬 협동조합’이 그러했다. 주부 의료협동조합원 8명의 참여와 출자로 구성된 ‘찬찬찬 협동조합’은 구내식당을 넘어,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반찬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찬찬찬’에서 반찬을 공급하면 의료협동조합 내 봉사단체인 ‘발로 뛰어’ 자원활동가들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전달하며 진정한 사회적 복지를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건강과 나눔(봉사)의 지역공동체 실현’이 목표라고 밝힌 경창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지면에 소개한다.

 

 

▲ 조합 ‘탄생비화’ 궁금한데

“고교시절 고향(광주)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서울대 진학 후에도 학생운동에 적극적이었다. 80년대 후반에는 노동운동을 펼치기 위해 반월공단으로 오게 됐었는데, 지내다 보니 당시 열악했던 안산 서민들의 생활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의료문제가 가장 시급해 보였다. 당시 원곡동 보성프라자에서 ‘한백의원’을 운영하던 이재광 원장을 비롯해 뜻을 함께하는 지역주민 20분과 의료협동조합 구성을 준비했고, 운영 13년만인 현재 조합원 6000세대에 이르게 됐다.”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쉽게 설명 부탁

“공익을 목적으로 지역주민과 조합원, 의료인들이 협동해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주인인 의료기관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공급자 위주가 아닌 의료수요자 중심, 즉 환자 중심의 진료를 제공해 불필요한 진료나 검사 등을 일체하지 않는다. 더불어 지역주민의 권익과 복리증진, 취약계층에 사회적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건강과 나눔이 함께하는 ‘건강한 나눔 공동체’이다.”

 

 

▲조합원이 되는 방법과 혜택은

“누구나 가입가능하다. 가입 시 출자금 5만원(탈퇴 시 반환)을 내고 조합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고나면 출자한 조합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조합원의 자격으로 조합의 모든 의료기관과 소모임, 봉사활동 등에 참여가 가능해 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적용된 진료항목에 대한 할인이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보험적용을 받지 않는 치과 보철 치료의 경우 일반 시중가격보다 10~20%정도 할인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예로 임플란트의 경우 시중 가격이 160만 원 선인 반면, 우리생협치과에서는 120만원으로 가능하다.”

 

 

▲ 조합원의 활동 범위는

“조합원은 조합의 의료기관을 함께 운영해 가게 된다. 병원에 필요한 의료기구를 결정하고, 직원들 급여 책정 과정에도 참여한다. 이를 위해 함께 돈을 모으고, 우리의 가치인 ‘환자중심의 병원’이 되도록 논의하고 실천한다. 당연히 의료기관의 진료와 교육, 검진, 상담을 받으며 가족의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다. 또한, 조합원들은 건강체조모임, 기타·요가교실, 영화관람·댄스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을 비롯해 이웃과 함께하는 마을모임, 자원봉사활동 등에 참여해 건강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동참하게 된다.”

 

 

▲ 위기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맞다. 2003년부터 조합원 수가 정체되며 재정적으로 힘들어 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 10월에 무리하게 건강검진센터를 개소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아니 거의 포기단계에 이르렀다. 이때 조합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극복할 수 있었다. 의료진들과 직원들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근무를 이어갔고, 조합원들도 조합을 지키기 위해 증좌에 적극 동참하고 의료기관에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조합의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의료와 복지, 참여가 조화를 이루며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조합의 비전이다. ‘지역사회 참여’라는 협동조합 제7원칙을 실천하면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를 마을에서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도시형 마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의료와 육아, 돌봄과 같은 생활의 필요가 지역사회 내에서 해결되도록 지역사회의 자원을 공유하고 연계해 나아간다면 경쟁·효율성이 중심인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으며 지역 구성원들의 관계가 개선되고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14년에는 마을단위의 1차 의료기관(의원 규모의 병원) 제2진료소를 개소해 월피동에 집중된 의료수요를 분산시키고, 조합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 계획하고 있다.”

 

 

▲시민·조합원들에게 한 말씀

“협동조합 성장의 핵심은 구성원의 참여입니다. 자원봉사, 교육과 홍보,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은 개인뿐 아니라 조합의 성장판이자 자기실현의 수단입니다.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주민들이 협동해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보건예방활동과 건강증진활동, 소모임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주민공동체를 지향하는 주민자치조직입니다. 시민여러분! 저희 조합의 의료기관에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이용호 기자 yo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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