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長인터뷰 제갈성숙 센터장

首長인터뷰 제갈성숙 센터장

“사춘기. 우리 아이들의 꽃이 피는 시기입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2월 9일. 단원구 와~ 스타디움 3층에 위치한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를 찾았다. 직접 싸온 도시락으로 직원들과 막 식사를 마친 제갈 성숙 센터장이 민망한 듯 수줍은 미소를 머금으며 인사를 건넸다.

제갈 성숙(47) 센터장은 안산의 대표적인 활동가 출신이다.

청소년기에 자원봉사를 나온 대학생들로부터 교육봉사를 받은 경험을 기억하며 성장하면서 ‘배워서 남주자’라는 생각을 잊지 않고 생활해 왔다고 한다.

2000년 안산탁틴내일의 사무국장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배워서 남주기’를 실천하게 됐다. 전업주부들이 가정에만 갇혀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제갈 센터장은 이들을 지역사회로 끌어내기 위해 ‘어머니 봉사단’을 발족시켜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토록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이들은 학교폭력예방교육과 청소년성폭력예방교육 강사로 관내 학교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성이 먼저 변하고, 아이들을 위해 지역을 변화시키자’는 슬로건 아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한줄서기 운동과 청소년 문화활동으로 힙합페스티벌, 청소년기자단, 학교폭력, 성폭력예방교육,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운영, 청소년이 행복한 안산 만들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제갈 센터장은 앞으로 아동·청소년 성폭력예방을 위한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실시했던 아동·청소년 대상 체험관교육과 찾아가는 성교육, 테마 성 교육 등 지속적으로 성 교육을 실시하면서, 2014년에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예방 안전망 구축을 위해 부모교육과 청소년성폭력예방을 위한 교실로 찾아가는 성교육을 확대하고 장애청소년 도움반 성교육 지원사업을 장애인부모회와 연대해 추진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신명나는 에너지를 내뿜어낸 제갈 성숙 센터장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지면에 소개한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안산탁틴내일 상임대표인 이옥희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현재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제갈 성숙(47)입니다.

98년 구성애 선생님과 함께 ‘아우성(아름다운 우리들의 성) 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2000년부터는 안산탁틴내일의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탁틴내일에서는 여성이 먼저 변하고 아이들을 위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자는 모토로 ‘배워서 남주자 어머님 봉사단’ 50명과 활동하며 한줄로서기운동과 다양한 청소년문화활동, 청소년이 행복한 안산만들기 캠페인 활동 등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성문화센터가 안산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청소년성문화센터는 2007년부터 여성가족부와 광역지자체가 전국에 40여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입니다.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는 안산탁틴내일이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아 2007년 12월 27일 개소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다른 성문화센터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보고, 듣고, 소통하고, 체험하며, 느껴보는’ 성교육 체험공간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체험관 운영과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찾아가는 성문화센터가 저희 센터만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험관에서는 영·유아를 비롯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령별 차별화된 체험형성교육을 실시해 매년 1만 여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놀토프로그램과 청소년자원봉사활동프로그램, 장애청소년교육, 위기청소년·가족·부모·교사 등에게 맞춤형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찾아가는 성교육버스 ‘와~ 소행성’은 2011년 국가지원으로 전국 최초로 시도된 사업으로 농어촌산간벽지의 청소년들에게 성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방학 중에는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 수련시설 등을 방문, 교육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대상 성교육 자칫 식상할 수 있는데.

“성은 부끄럽거나 감춰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희는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은 이성교제와 스킨 쉽 훈련을 통해 이성교제 시 언제, 누구랑, 어느 장소에서 데이트를 하고, 스킨 쉽은 어디까지 할 것인지, 사전에 고민해보고 피임교육과 성관계 후 일어나는 일들을 함께 예측해보며 무분별한 성이 아닌 아름답고 책임감 있는 자신의 성을 누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속의 성문화를 통해 각종 성범죄로부터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YES’가 아니면 무조건 ‘NO’로 인식하도록 교육합니다. 또한 무분별한 성지식으로 왜곡된 성가치관을 궁금증 해결 질문을 통해 과학적 성지식 습득과 건강한 성 가치관을 갖도록 소통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센터를 방문했던 이들의 반응은.

“사실 모두 놀랍니다. 저희 체험관은 앉아서 듣는 교육이 아닌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남·여의 생식기 모형을 실사로 보여주며 피임도구 사용방법과 임신과정 등을 가감 없이 공개합니다. 답사로 사전 방문하신 교사 분들께서도 매우 만족 해 하십니다.

일본에서도 성교육 관계자들이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교보재를 사용해 이렇게 훌륭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극찬했으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저희 센터를 벤치마킹해 자국에 성교육 센터를 개소하기도 했습니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텐데.

“사실 올해 목표가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 만들기’였으나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성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올해 역시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성교육을 원하는 수요는 점점 늘어 직원들이 주말과 휴일까지 반납하고 근무를 해왔습니다. 직원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지요. 모두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근무조건보다 사명감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사람이기에 지치기 마련입니다. 적어도 내년에는 직원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근무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시민,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야한 아이, 순진한 부모’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지고, 일부는 잘못된 성지식으로 인해 정신건강까지 해치고 있지만, 부모님들께서는 마땅한 대처법이나 교육 방법을 잘 모르시는 듯합니다. 저희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를 방문해 자녀와 함께 체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유합니다. 사춘기! 단순히 예민해 지는 시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성의 꽃이 피는 시기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용호 기자 yo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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