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안산시의회 의원

중2병을 아시나요?
김철진 안산시의회 의원

7월 둘째 주 신길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지도 특강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청소년들의 진로지도를 위해 여러 분야의 직업인들이 직업과 관련된 특강을 실시,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 이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참여하는 강사 분들에게도 아주 의미 있고 특별한 일이라 생각됐다.
강의에 들어가면서 정치(政治)와 정치인(政治人)에 대한 학생들의 잠재된 생각과 느낌을 끌어내어 공감하며, 새삼 놀라운 사실에 정치현장에 있는 필자 스스로 깊게 반성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들에게 정치와 정치인을 간단히 구분해 보고, 느낌이나 연상되는 단어들을 나열하게 했다. 그 결과,
정치(政治)는 대통령, 국회의원, 지도자, 소통, 리더십, 나라를 다스리는 것, 권력·통치, 정당, 국가, 국회...등. 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그리 부정은 아닌 듯했다. 다음은 정치인(政治人). 싸움, 횡령, 폭력, 권력남용, 구속, TV에 자주 나오는 사람, 배지, 말만하는 사람, 말 잘하는 사람, 다툼, 정쟁 등. 부정의 단어 부정의 인식이 너무도 확실했다.
이어 19일에는 원곡중학교 1,2,3학년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마음한편, 지난번 강의도 연상하고 중학생들의 순수한 면을 찾는 좋은 시간을 가져보려 마음을 다져보았다.
첫 교시, 1학년. 중학교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의 눈매와 총기는 초롱초롱했고, 안산시의원이 무엇을 하는지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보였다.
2교시 2학년. 고등학생이나 중학교 1학년에 비하면 너무도 다른 면이 보였다. 무엇인가 불만족스런 모습도 보이고, 강의도중 막무가내로 끼어들기도 하고 질문에 엉뚱한 대답과 행동. 산만했다. 이것이 바로 ‘중2병’인가?  순간 스쳐가는 느낌이었다,
‘중2병’은 일본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철이 안든 시절에 겪는 홍역' 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무개념' 과 '허세를 부리는 사람에게‘ 직설적으로 쓰이는 단어라 한다.
특히,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빗댄 언어로, 자아 형성 과정에서 ‘자신은 남과 다르다’ 혹은 ‘남보다 우월하다’ 등의 착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인터넷 속어다. ‘병’이라는 단어를 담고 있지만 실제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질병이나 정신 질환 따위는 아니며 사춘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항과 멋 부리기 성향을 말한다. 주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나대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이 시기에는 서양음악을 듣기 시작하고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며 인기 밴드그룹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등 정색을 하며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달라고 말하기 시작하며, 사춘기 특유의 감수성과 상상력, 반항심과 허세가 최고조에 이르고 현실기피, 우울증, 과대망상 증상도 보인다. 또한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사들은 중학교 2학년이 가장 다루기 어려운 학년이라고 토로하며, 우스갯소리로 “북한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2가 무서워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하고 있을까? 좀 더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다가가 그들과 생각을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2의 학부모님들께, 또 다른 성장을 위해 싸우고 있는 중2 자녀들에게 위로와 칭찬의 한마디를 부탁드리고 싶다.
긍정의 이미지이자 좋은 일로 생각하는 정치인데, 왜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을 통해 부정의 이미지로 바뀌는 것일까? 반성해보자. 이번 청소년 특강은 나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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