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화성(주) 노동조합 김진택 위원장

강남화성(주) 노동조합 김진택 위원장

“노사간 신뢰 형성으로 명품회사 만들자”

 

 

9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안산스마트허브에 위치한 강남화성(주) 노동조합사무실에서 김진택(50)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손수 음료를 준비하고 아이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 맞이해 줬다.

노동조합사무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정리·정돈되어 있었고 각가지 화분들이 사무실 분위기를 한결 밝게 해 인터뷰라는 형식의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해주는 듯 했다.

김진택 노조위원장은 고향이 성남이지만 강남화성(주)과의 인연으로 94년 안산에 터를 잡고 현재까지 19년 동안 회사와 함께 동고동락해오고 있다. 결혼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김 위장은 현재 요양보호사인 아내를 만나 초등학생 아들 둘을 슬하에 두고 있다. 자녀 이야기를 하자 환하게 웃던 김 위원장의 미소에는 노조위원장이라는 딱딱하고 강한 느낌 직함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봉사하는 노조위원장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조합원 중 자녀가 부곡동 ‘빛과 둥지’ 지적장애아보호시설에 다닌 다는 소식을 들은 김 위원장은 “노조는 분명 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니까 자연스럽게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제가 혼자 한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백원 단위 액수를 적립해 ‘빛과 둥지’를 후원할 통장을 만들었어요, 매달 적립기금이 쌓이다 보니 지속적·정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 2회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까지 방문해 생필품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봉사의 영역을 가족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4년 동안 시설에 후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조합원들까지 1,000원 미만의 급여를 맡겨왔으며 지금은 전사원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봉사 릴레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사 측까지 움직이게 했다.

“올해부터 사측이 부곡동 ‘빛과 둥지’와 초지동 ‘밀알센터’, 이 두 지적장애아보호시설에 월 20만원씩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회사와 노동조합이 함께 안산·안양공고·신안산대학교 화학전공 학생을 3명씩 선발해 학비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노조차원에서 누구를 후원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전 사원들과 회사가 이에 동참해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동의와 신뢰를 얻어내기까지 그리 쉽지 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오랜 세월 회사와 동고동락해오다보니 2006년 처음 노조위원장이 됐을 때 ‘어용노조’라느니 하는 비아냥 섞인 조롱까지 들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조합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 사측과의 협상과정도 과거 7~8회에 달하던 것을 3~4회로 획기적으로 줄이며 조합원과 사측의 신뢰를 모두 받게 되었다. 그가 현재 노조위원장 3선에 성공한 것이 그 증거인 셈이다.

김진택 강남화성(주) 노동조합위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조합원들과 전사원, 회사에 다음과 같은 말을 당부했다.

“손자병법에서는 ‘힘이 있으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큰 힘을 쟁취해냈습니다.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측에만 넘길 것이 아니라 노조도 동참하고, 사측과의 건강한 관계유지와 꾸준한 신뢰 형성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상생하는 명품노조·명품회사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 이용호 기자 yo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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