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봉사단 김기범 의료사회복지사

17일 오전 안산산재병원(중앙병원)에서 하얀 까운이 잘 어울리는 김기범(사진) 사회복지사를 만났다.

김 복지사는 250명으로 구성된 안산산재병원의 원내 봉사 단체인 상록수봉사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총괄업무를 맏고 있지만 봉사단체에서 직책은 무의미하다며 하얀 까운을 입은 모습처럼 백의종군을 하고 있다.

봉사자들의 봉사자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복지사는 자신은 한 것이 별로 없어 말할게 없다며 자신이 속해있는 봉사단이 더 많이 소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김 복지사가 속해 있는 상록수 봉사단은 현재는 250명 정도가 봉사를 위해 자조적으로 모인 단체다. 80년도 초부터 30년 가까이 뚜렷한 형체 없이 점조직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던 병원 내 직원들이 2006년도에 담합. 체계화하고자 하는 바람에 의해 출범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원장 선생님까지 합류하게 됐고 병원차원에서도 지원를 아끼지 않는 단체로 성장하게 됐다.

봉사단은 안산지역 장애인 시설이나 노인 시설 및 노숙인 시설을 ‘봉사터전’이라 지칭하고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찾아가 봉사를 한다. 또한 농번기에는 농협과 연계해 농촌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들은 노력봉사 뿐만 아니라 단원들의 다양한 특기를 활용해 의료봉사, 물리치료봉사 등 여러 형태의 재능봉사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 공식적인 일정이 없을 때에는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독거노인을 수시로 방문한다고도 한다.

김 복지사는 같이 일하는 단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보다 더 열심히 봉사활동에 임하신다는 분들의 일화를 들려주며 인터뷰 대상이 자신이 아닌 그분들이어야 하지 않느냐며 겸손한 반문을 하기도 했다.

이미 결혼한 김 복지사는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초기에 그가 봉사활동 하는 것을 곱지 않게 느끼던 그의 가족들도 그가 봉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 본 지금에 와서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며 봉사활동을 독려한다고 한다.

김 복지사는 노숙인들을 위해 대부도를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 해줬다. 병원의 지원을 받아 X-ray 장비 등이 탑재된 진료차량과 함께 대부도에 소재한 노숙인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평소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노숙인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별다른 대책없이 그저 방치해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그들을 돕기 위해 상록구 봉사단이 나선것이다. 진료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숙인들은 차량까지 가는 것도 힘겨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봉사단원들은 일일이 노숙인들을 업어서 차량으로 인도했다. 온정이 담긴 사람의 손길을 오랜만에 느낀 노숙인들은 감동을 받으며 기쁘고 처음 겪는 일이라며 고마워했다고 한다. 김 복지사는 그들이 고마워하는 것에 대해 기뻐하기 보다는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김 복지사에게 봉사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던진 질문에 김 복지사는 잠시 생각한 후 답변했다. ‘내것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 같다’라는 대답에 이어 ‘물질적인 것을 떠나 마음이나 재능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라고 정의를 내렸다.

김 복지사는 ‘봉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관심 밖이었던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 보게 된 계기가 됐고 볼수록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화려한 곳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지역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안산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 곳에 거주하며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라며 소망을 전했다.

/ 박진한 기자 han@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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