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각자(刻字)의 깊이를 보여주는 ‘제10회 전통각자전’이 12일 안산시평생학습관 강의동 1층 갤러리에서 개막한다. 올해 전시는 2015년 전통각자 강좌가 개설된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져 온 교육과 창작의 결실로, 전통문화를 오늘의 감각으로 계승하려는 작가들의 의지가 담긴 자리다.
전시를 이끄는 소농(小農) 손권찬 작가(국가무형유산 각자장 이수자)는 오랜 기간 평생학습관에서 전통각자를 지도하며 많은 수강생을 배출해 왔다. 그는 “무형유산은 과거에 머무르는 유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숨 쉬는 문화여야 한다”며 “어렵고 고된 길이지만 함께 걸어온 분들의 정성과 인내가 10회 전시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시에는 참여 작가들의 신작과 완성도 높은 작품 다수가 출품됐다. 특히 손권찬 작가의 ‘불실심(不實心)’은 “마음이 진실하지 않으면 일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을 터놓지 않으면 일을 알지 못한다”는 뜻을 담아 전통각자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제된 필획과 깊이 있는 음각 표현은 각자가 지닌 수행성과 집중의 시간을 담아낸다.
전시를 앞둔 작업실은 늘 활기가 넘쳤다. 수강생들은 나무 위에 한 글자 한 글자를 새기며 조심스레 끌을 움직였고, ‘톡톡’ 울리는 각자의 소리는 공간을 채우며 전통의 손맛을 느끼게 했다. 서로의 작품을 들여다보며 조언을 나누고 웃음이 오가는 모습은 전통각자반만의 온기를 보여준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참여자들은 작품의 높낮이와 배치를 하나하나 맞춰가며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을 걸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세심하게 조정하는 모습에서는 함께 만들어가는 전시의 힘이 느껴졌다.
손권찬 작가는 이번 전시의 슬로건을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로 정했다. 그는 “전통각자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예술”이라며 “오랜 시간 꾸준히 마음을 다해 작업해 온 참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수강생 회장 손경식 씨 역시 “전통각자전 10회는 단순히 전시 이상의 의미”라며 “배움과 협력, 그리고 전통을 향한 마음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이라고 전했다.
제10회 전통각자전은 오는 12월 26일까지 안산시 상록구 차돌배기로 24-1, 안산시평생학습관 강의동 1층 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