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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와 사이먼 부부김종성 수필가·시인
반월신문 | 승인 2020.10.07 11:39

집 안에 모기가 들끓으면 모깃불이나 모기향을 피우든가 살충제를 뿌리든가 냄새로 유인하여 모기를 탈출 불가의 無底坑에 떨어트리든가 모기장을 치든가 하지, 집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집 밖은 누울 곳이 없을뿐더러 비가 올 수도 있으니.

휴전선 155마일을 물샐틈없이 지키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동쪽에서 서쪽까지 인원을 양팔 간격으로 세워놓지 않는 한 물샐틈없는 경계는 어렵다는 말도 듣는다.

백악관이라면 24시간 물샐틈없는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그야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인원을 5보 간격으로 배치하지 않아도 무인 카메라는 빈틈없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현장을 보여 줄 수 있을 터이니까. 그런데 침입자가 발견되었다. 침입자는 언뜻 눈에 띄고는 어느 구석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 침입자는 가장 완벽한 위장과 낮은 자세, 가장 정교한 열 추적 장치도 피할 수 있는 無體溫으로 침투하여 인간의 물샐틈없는 경계망을 비웃는다. 官邸에 1급 비상이 걸렸다. 관저에서 근무하던 인원이 전부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침입자를 색출하기 위해서 황급히 어딘가로 연락을 하는데, 나타난 사람은 경찰도 아니고, 은신처에 숨어 있는 오사마 빈라덴을 1시간 내로 제거하고 전원 무사 복귀한 해군 특수부대원도 아니고, 육군의 레인저 부대도 아니고, C.I.A.의 민완 요원들도 아니다. 무성영화 시대의 辯士가 있어 이때의 상황을 중계한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라. 이때에 나타나는 Boy가 있었으니, 사탄의 후예를 찾아내어 추방하는 사이먼 부부가 아닌가.”

악마 추방자 사이먼은 목격한 사람에게 묻는다.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무슨 색깔인가? 움직임은 빨랐는가 느렸는가? 정보를 종합해 사이먼은 결론을 내렸다. “블랙 맘바입니다.”

곧 수색이 시작되어 사이먼은 2시간 내로 대통령 침실의 침대 매트리스 안에 은신하고 있던 맘바의 뒷덜미를 바짝 움켜쥐고 밖으로 나온다. 떨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제자리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한다. 사이먼 부부는 맘바를 자루에 넣어 위를 테프로 단단히 돌려 감고 통에 집어넣는다. 주위에 둘러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주의 사항을 들려준다. 뱀이 나타났을 때는 절대 건드려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가능하다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퇴치할 수 있는 기관에 신속히 신고하라. 사이먼 부부는 뱀 담은 상자를 싣고는 다음 호출 장소로 떠나간다.

사이먼 부부의 武器는 집게와 갈고리, 손전등뿐이다. 그 기구를 가지고 나서면 뱀은 집 안 어느 구석, 정원의 어떤 나뭇가지에 붙어 있어도 결국 잡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들 부부의 대화에는 항상 유머가 넘친다. “지금 뱀을 평소에 잡던 손으로 잡고 있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손을 바꿔야 하는데, 이것이 여간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의 동료이며 아내인 수지가 말한다. “연필을 오른손에 쥐고 쓰다가 왼손으로 쓰려면 불편하잖아요.” “글씨라면 죽는 일은 없지.” 보는 사람은 그들이 하도 능숙하게 뱀을 잡고 처리하므로 그들은 뱀에 물릴 염려가 없는 특수한 인간인가 의심도 든다. 하지만 그들도 뱀에 물리면 생명이 경각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은 다르지 않아, 그들의 일은 생명을 담보로 한 戰爭과 다름없다.

이국종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판문점에서 총을 맞으며 탈출한 북한 군인을 살려냈다. 重症 외상을 치료해 생명을 구하는 탁월한 醫術이 위대해 보인다. 위대한 교수는 고뇌에 찬 義人처럼 보이는데, 웃음이 없고 늘 슬픔과 분노 속에 있는 표정이다. 맘바에게 물린 사람은 20분 내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1년에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9만 혹은 10만 명이라고 한다. 뱀에 물리면 급성 重症內傷으로 죽는다. 사이먼 부부의 뱀과의 戰爭이 숭고해 보인다. 그들이 소리소문 없이 구해내는 인명이 1년에 백, 천 명은 된다고 해야 할까? 그들은 뱀을 한 번 퇴치해 주고는 정해진 사례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들이 백악관에 침투한 맘바를 잡아냈다면 30달러를 받았을 것이다. 이 생명 지킴이는 이런 말을 하고 크게 웃는다. “집 안에 들어오는 것 중에서 丈母 다음으로 싫은 것이 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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