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줄줄이 부진…기대감 상승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한국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 도전에서 한발 물러섰다. 김광현은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2홈런) 4탈삼진 1볼넷 4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역전승을 기록하면서 김광현은 패전의 멍에를 피해 2승 1세이브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0.63에서 1.59로 폭등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내셔널리그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실점한 뒤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기록하며 현지 매체들의 신인왕 전망 기사에서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현지 매체들은 김광현의 성적을 경이롭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선발 데뷔 후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김광현은 20일 피츠버그전 1회 1사에서 홈런을 허용해 실점하기 전까지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기도 했다. 피츠버그전 결과가 매우 아쉬운 까닭이다.

신인왕 수상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경쟁자들도 최근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밀워키 브루어스 데빈 윌리엄스는 2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홈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올 시즌 3승 1패 평균자책점 0.39를 기록 중이다. 성적은 월등하다. 그러나 중간계투라는 점이 약점이다. 올 시즌 책임진 이닝은 23이닝에 불과하다.

김광현의 신인왕 수상 여부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는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김광현은 25일 밀워키와 홈경기에 마지막으로 등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광현은 지난 15일 밀워키전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는데, 다시 한 번 같은 성적을 내면 평균자책점을 1.32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신인왕에 도전해볼 만한 성적이다.

한편 아시아 선수가 메이저리그 신인상을 받은 건 1995년 투수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 등 총 4명이다. 모두 일본 선수다. 한국 선수가 신인왕을 받은 적은 없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저스에서 뛰던 2013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10점을 받아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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