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시인

가끔은 혀에도 건방이 들어

짧아진 혀는 가슴을 후비는

반 토막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가끔은 혀에도 기름이 고여

길어진 혀가 미끈거리며

늘어지는 말들을 함부로 지껄인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짧은 듯 늘어지는 말은 닥치고

밴댕이 속이라도 진정으로 말해야 함은

 

잘린 혀가 피를 흘리며 용을 틀어도

비수가 꽂힌 마음보다 아프지는 않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