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7일은 반월신문 기자로 처음 출근하는 날이었다. 타지역에 살아서 안산은 생소했지만, 고잔역을 통해 안산 땅을 처음으로 밟을 수 있었다. 출구가 많지는 않아도 역이 크게 조성돼 있어 눈길이 갔다.

2번 출구로 나와 휴대폰 지도 앱을 보면서 회사 쪽으로 쭉 걸어갔다. 그런데 어딘가에 발이 걸렸다. 넘어질 뻔 했지만,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보도블록이 있는 바닥인데 용도를 알 수 없는 방해물이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시멘트로 덮인 부분 곳곳에 나사못이 있었다. 위험해 보였다.

정신없는 출근길을 뒤로하고 퇴근할 때 다시 고잔역으로 향했다. 보도 부분을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고잔역 택시 승강장 주변에 시멘트와 나사못, 잡초로 뒤덮인 방해물이 5~6개 정도 나열돼 있었다. 또한, 성장한 나무뿌리를 가만히 놔둔 탓에 가로수 주변 보도블록 곳곳이 파도가 일렁이는 것처럼 울퉁불퉁했다. 움푹 팬 보도에는 빗물이 고여 웅덩이가 형성돼 있었다.

이어 자전거 도로가 훼손돼 턱이 생긴 부분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어 보였다. 깨진 연석 조각들이 보도와 갓길에 방치돼 있었다. 역 인근 풀숲에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많았다. 유령 도시 같았다. 안산에 처음 온 나는 고잔역을 보며 안산 지역의 첫인상을 갖게 됐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지나가는 시민에게 의견을 물었다. 안산 지역에서 오래 산 한 시민은 “고잔역 주변 보도 불편하다. 거의 20년간 이 보도 그대로인 것 같다. 다른 곳은 공사 많이 하는데 고잔역 주변은 왜 정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보도가 울퉁불퉁하니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정리 한 번 하면 좋겠다” 며 도로에 대한 불편사항을 전했다.

고잔역이 유독 보행에 위험하고, 쓰레기가 많은 원인을 묻기 위해 단원구청에 찾아갔다. 구청 직원들은 고잔역 주변 보도가 위험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진을 보여준 뒤에야 고잔역 보도 실태를 인지했다. 구청 직원들은 “현장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로, 건축을 담당하는 실무진이지만 현장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취재가 끝난 뒤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구청 밖으로 나왔다. 구청 주변을 살펴보니 보도가 깨끗이 포장돼있었다. 울퉁불퉁한 곳도 없고, 못이 나온 부분도 없었다. 잡초는 잘 관리돼 있었고, 쓰레기도 보이지 않았다. 구청과 고잔역 주변은 정말 다른 환경이었다.

구청 직원들이 구청 주변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다른 현장도 많이 방문해 도로 실태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하면 좋겠다. 특히 역은 많은 안산시민이 활용하는 교통 허브다. 안산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시민도 많이 방문하는 만큼, 도로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출퇴근이나 등교하기 위해 역으로 뛰어가는 시민들이 다치지 않게끔 구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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