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잔동·중앙동 일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다

50일 이상 지속된 장마와 태풍 그리고 무더위 등 시민들을 괴롭히던 것들이 지나가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인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고 날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다. 가족, 연인과 놀러가기 좋은 요즘이지만 외출하기 힘들다.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만 마스크를 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일반 시민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소상공인들은 정말 죽을 맛이다. 시민시장을 시장으로 일반식당, 술집, 카페 등 안산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명함지갑에 들어가는 명함 약 20장이 하루에도 몇 차례나 바닥이나 사무실에서 아예 명함 한 통을 들고 나와 돌아다녀야 할 정도였다. 업장마다 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리 짜기라도 한 듯 똑같은 말을 한다. 

“정말 죽겠어요”다. 매출이 유지되는 가게가 단 한 곳도 없다. 매출이 반 토막만 났으면 다행이다. 평균적으로 하루 매출이 대략 100만원 정도였던 한 업장은 하루 매출 10만원이면 선방했다고 생각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업장유지비는 기존가 차이가 없다. 손님이 한 테이블만 들어와도 가게 불 켜고 에어컨 틀고, 손님이 꽉 찼을 때랑 똑같다. 상가 임대료 또한 변함없다. 대출을 받아 겨우 유지하고, 모아놓았던 목돈을 깨서 월세내고 유지한다. 

이렇게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한 주였다. 상인들의 목소리와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고잔동 어느 골목식당의 목소리

매출 반토막,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아예 없는 수준.

Q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10일차, 매출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10일 동안 매출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매일같이 오시던 현장노동자분을 약 20명 정도를 제외하면 손님 발길이 끊겼다. 평소에는 아침식사를 시작으로 점심시간 매출이 30~40만 원정도 됐다. 그러나 지금은 14~16만 원이다. 반토막이 났다. 저녁 시간대도 마찬가지다. 2단계 까지만 해도 식사랑 술이랑 같이 팔면 매출이 30~40만 원 정도였다. 지금은 점심이 지나면 영업이 끝났다고 봐야한다. 저녁에는 손님이 아예 없는 수준이다. 

Q  배달을 하면 되지 않나?

주문을 4만원 이상하면 개인 차량으로라도 배달을 하려고 했는데 어렵다. 2.5단계 전까지는 배달을 안 하던 곳인데 갑자기 배달을 하려고 하니까 주문을 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이미 배달을 주력으로 포털이나 어플리케이션 등에 홍보를 하는 기존 배달 업체만 잘 된다. 당장 배달인력을 구할 수도 없고 홍보도 힘들다. 특히 동네 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가족단위나 높은 연령대 손님들인데 배달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이용이 서툴러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Q  술집, 식당이 문을 닫자 시민들이 공원 등 공공장소에 모여 음주 등을 한다. 
시민의식이 부족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시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주변에 어르신들 보면 집 밖으로도 아예 안 나가는 모습을 많이 본다.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것들에 대해 공무원들이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누구는 상황이 이렇게 힘들고 누구는 밖에 모여서 놀고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기됐다. 최소한 야외에서 술 마시고 배달음식 시켜 먹는 것은 시청공무원들이 신경 좀 써줘야 하는 부분 아닌가 싶다. 솔직하게 이야 하자면 공무원들이 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안 보인다. 재택근무를 하는 공무원도 있다고 들었다. 도대체 그 공무원들은 뭐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힘든데 월급 20%반납도 못 하고 있지 않나, 월급 반납은 아니더라도 공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제발 막아줬으면 좋겠다. 

Q  안산시에 하고 싶은 말

재난지원금 지급, 수도세 지원 등 안산시에서도 노력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전기세 지원을 조금 해주면 좋겠다. 수도의 경우 손님이 줄어 사용량이 많이 줄어든 반면 전기와 관련된 시설 유지비는 1테이블이든 10테이블이든 바뀌지 않기에 소비량이 기존과 다르지 않다.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전기세를 지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달에는 건물주가 임대료를 DC해줬다. 시민들끼리는 이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시에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 

 

 

(중앙동일대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정산 기자)

중앙동 상가일대의 목소리

젊은 층 수요 많은 중앙동

상황 다름없어. 발길 끊겨 매출 50%는 감소

Q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식당과는 상황이 조금 다를 것 같다. 

솔직히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애초에 중앙역으로 놀러오는 사람들 수요가 적어졌다. 수요가 적어지니 손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출은 50%정도 감소한 것 같다. 이 일대는 아마 사정이 다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고 유지비가 절약되는 것도 아니다. 수도세 같은 경우는 우리는 크게 해당 사항이 없어서 체감이 되지도 않는다. 

Q  막창 가게, 전반적인 상황은 어떤가

술을 판매하지 않고 9시에 문을 닫으니 매출이 말도 안 되게 줄었다. 우리는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홀에서 장사를 했다. 9시에 딱 문을 닫아야 하니 홀에 손님을 받기에도 애매하다. 그리고 2.5단계 심각상황에 오면서 혹시나 확진자가 가게에 오게 되면 배달 또한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 손님을 받는 것이 더욱 꺼려진다. 그래서 요즘에는 거의 매장운영보다는 배달 위주로 가고 있다. 그래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일을 못하게 됐다.

Q  그래도 주말에는 손님이 많을 것 같다. 

술 판매가 줄어든 것이 치명적이다. 이전에는 주말이면 못해도 120~140만원의 매출이 나왔다. 그런데 2단계 부터는 70만원 넘으면 다행이다. 2.5단계 주말에는 4팀 받아서 매출 10만원 나왔다.   

Q  안산시의 지원은 없나요?

지원이 있다고 전해들은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아무래도 어려워서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 동네에서 지낸지 6년이 지났는데 지금처럼 힘든 건 처음이다. “정말 어렵구나”라는 것이 느껴진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연령대와 업종에 상관없이 장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도움과 시민들의 의식으로 해쳐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수많은 이파로 북적이던 중앙동 일대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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