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현 변호사의 세상사는法

법률사무도 의담, 서정현 변호사

 

주말에는 아이들과 가급적이면 외출을 한다. 왜냐하면,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있는 것보다 일단은 밖에 나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도 좋고, 아이들을 돌보기에 수월해서 부모에게도 좋다. 

그래서 공원, 놀이터, 대형 쇼핑몰 등 차로 한 시간을 넘는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길을 나선다. 한바탕 놀고 돌아오는 길에는 차에서 두 아이가 잠이 든다. 비로소 평화가 찾아오고 부부가 모처럼 대화를 나눌 시간도 생긴다. 그래서 매주 주말이면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런데 지난 3주간 또다시 외출이 제한되었다. 흔한 외식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감염병에 대한 경계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부모와 아이가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상은 매우 힘겹다. 두 세번은 울고, 장난감 등으로 어지러워진 집은 혼란스러운 머릿속 같다. 

밖에선 그렇게 쉽게 들던 낮잠도 자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휴일 하루 종일 집에서 이어지는 육아에는 즐거움보다 피로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엄마아빠가 출근을 하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기에 접어들자 아이들을 등원시키지 않는 가정이 많아졌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만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 같은 생각에 불편한 마음이 앞선다.

어린이집은 지난 3월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임시 휴원 기간 동안 어린이집에선 긴급보육이 필요한 가정의 아이들만 신청을 받아 아이들을 보육한다. 광복절이 지나간 8월 18일부터는 어린이집 임시 휴원이 끝나고 다시 정상 운영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날벼락 같게도 임시 휴원의 종료가 예정되었던 그날, 다시 재차 임시 휴원에 들어가게 됐다. 

아이들은 자주 아프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열이 나는 경우가 많고, 조금이라도 부주의하면 금새 콧물을 흘리기 일쑤다. 그런데 열이 조금이라도 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다. 아침에 등원을 하더라도 일과 중에 열이 나면 하원을 권유다. 부모가 맞벌이인 가정에서는 이럴 때 정말 난감하다. 

아이들은 등원을 할 때 출입구에서 열을 체크하고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선생님들은 일이 더 늘었고, 하루 종일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다보니 볼과 턱 주위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잦다. 병원을 가야하는데 병원을 데려가자니 흔쾌히 길을 나서기가 어렵다.

마스크를 쓴 불편한 일상이라 하더라도 자유로운 외출이 주는 일상의 편의는 정말로 상당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주변을 경계하고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보니 시장을 가는 것도 마트에 가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마음편한 외출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대의 육아는 평일에도 휴일에도 더 만만치 않은 육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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