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1887- 1986)는 미국 모더니즘 미술의 대표적 여성화가 이며, 자연에서 그녀의 많은 생각을 찾아내기로 유명하였다. 그녀가 자신의 경력을 통하여 창조한 꽃의 사물화는 그녀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들이었다. 그녀는 또한 동물의 유골과 사막의 풍경을 주제로 한 그림들로 유명해졌다. 

꽃 그림은 1918년부터 결혼 후인 1932년까지 14년간 200여 점 이상을 그렸는데 꽃을 크게 그리기 시작한 것은 결혼한 해부터이며 이 작품은 결혼한 지 4년 후에 그려진 것이다. 그녀가 뉴멕시코의 사막에 살며 “세상의 광활함과 경이로움을 가장 잘 깨닫게 해주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자연에 대한 발견이었으며 이러한 바탕에서 그녀의 꽃 그림과 사막 그림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분홍 바탕의 두 송이 칼라는 흰색 칼라 꽃 두 송이를 캔버스 위에 크게 확대하여 그린 그림이다. 단순하고 리드미컬하며 밝고 아름답다. 그녀는 꽃을 확대하여 그리기를 좋아하였는데 그 이유는 이러하다. “나는 대상을 크게 그려 사람들이 놀랍고 신기해서라도 오래 감상하도록 하고 싶었다. 대다수의 도시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꽃을 볼 시간이 없다. 아주 바쁜 뉴요커들에게 내가 꽃에서 본 그 무엇을 찾아보게 만들고 싶었다.”

그녀는 실물보다 크게 꽃을 그렸고 그중의 하나는 칼라였다. 관람자에게 이것은 곧 그녀의 상징이 되었다. 1928년에 제작된 <분홍 바탕의 두 송이 칼라>에서 보이듯이 대체로 오키프의 꽃 그림은 캔버스 전체에 단지 한두 송이 만이 클로즈업 되어 있다. 그 결과 잎과 줄기의 외곽선은 종종 잘린 채 표현된다. 이러한 확대를 통해 꽃들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특별하고 확장된 의미를 갖게 된다.

특히 오키프는 형태의 단순화에 신경을 썼는데 칼라가 그녀가 좋아하는 주제가 된 것 중의 하나가 구조적으로 단순한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오키프는 꽃을 그릴 때 꽃의 고유색을 사용했으며 동시에 붉은 양귀비, 검은 붓꽃과 같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색으로 묘사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서 색을 가장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여겼다.그녀는 삶이 좀 독특하다. 우선 그녀는 오래 살았다. 무려 99년이나. 또 엄청 복잡한 도시 뉴욕의 30층 호텔에 살다가 남편이 죽은 후 인적이 거의 없는 뉴멕시코의 사막에 가서 홀로 살았으며, 유부남과 사랑하고 결혼한 것도 남다르지만 결혼 후에도 자기 성을 그대로 사용한 점, 죽기 전 마지막 10년을 <존 해밀턴>이란 20대 젊은이의 도움을 받으며 살다가 유산을 이 청년에게 모두 남긴 것도 평범하지 않다. 그리고 가장 특출한 점은 흔하디흔한 꽃을 감동적인 그림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일 것이다.

20여 년 전 뉴질랜드에 사는 언니 집을 방문 했을 때 내가 꽃을 좋아한다는 말에 이웃에 사는 지인이 싱싱한 칼라를 한 아름 들고 와 선물했다. 나는 며칠을 집안에 앉아 칼라를 그렸고 그 생김새의 선과 뿜어내는 흰빛에 매료되었었다. 가끔 꽃집을 지나다 칼라를 보면 문득 그때 일이 떠오르곤 한다. 그 칼라 그림은 지금도 잘 있을까? 때로 궁금하다. 다시 한번 나의 새로운 기법으로 작업을 해 볼까? 

<분홍 바탕의 두 송이 칼라>는 생각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작품이다.

서영숙 안산 환경미술협회장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