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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그 후
반월신문 | 승인 2020.06.24 12:04
서정현 변호사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엽기적인 사건의 가해자들 신상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아동 및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을 구매한 사람들의 처벌과 신상공개 여부에 관하여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구매자의 신상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은 있지만, 구매자 전부를 신상공개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선별적 공개가 검토 중인지는 모르겠으나, 사견으로는 구매자의 신상은 전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신상공개가 주는 불이익이 매우 크고, 신상공개가 있어 왔던 여타의 다른 사건과 비교하면, N번방 사건이 여론몰이를 한다는 이유로 이를 특별히 취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처벌은 어떨까.

구매자들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서, 텔레그램 N번방에 입장해서 영상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 단순히 영상을 재생하여 시청한 사람들의 취급이 이슈가 되었다.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이른바 아청법은 아동 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소지’한 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나, 성착취물을 소지하지 않고 ‘시청’만 하는 경우에는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지’를 확대 해석하여, 소지에는 시청이 포함되는 개념이라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형벌 법규는 유추해석이 금지되고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그래서 소지의 의미를 문언의 의미에 한정하지 않고, 단순 시청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구매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구매자가 영상을 시청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보관 또는 소지 하였다는 점을 수사기관이 입증, 증명 해야 한다. 그런데 수만명에 달하는 구매자들의 휴대폰 등을 모두 압수하여 디지털 포렌식을 하는 것도 수사에 한계가 뚜렷할 것이고, 다른 방법으로 구매자의 ‘소지’를 증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발빠르게 아청법이 개정되었다. 2020년 6월 개정된 아청법은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자 뿐만 아니라 이를 단순히 ‘시청’한 사람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개정된 법은 소급적용 되지 않으므로, N번방 사건의 구매자들에게는 개정된 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시청’만 했다고 하면 처벌할 근거는 없다.

N번방 구매자들이 성착취 영상이 범죄인 것을 알면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처벌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가담 내지 공모는 주관적인 요건이라 이를 증명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결국 N번방 사건에서 주동자들이 검거되면서 이목은 집중되었지만, 구매자들은 처벌이 어렵거나, 처벌이 되더라도 경한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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