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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묻지마 폭행 그리고 긴급체포
반월신문 | 승인 2020.06.17 10:45
서정현 변호사

지난 달 서울역에서 있었던 묻지마 폭행 사건.

한 남성이 서울역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에서 30대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뒤 도주를 한다. 피해자 여성은 눈가가 찢어지고 한쪽 광대뼈가 골절되었는데, 피해 당시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으나 도움을 주지 않은 데다가, CCTV 영상이 있으나 범인이 쉽게 특정되지 않았다. 철도경찰대가 경찰과 공조를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여론이 들썩일만한 흥행 요소를 갖춘 사건인데, 결정적으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긴급체포가 위법하다는 이유였다.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언론보도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주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이 참 아쉽다. 구속영장은 왜 기각되었을까.

먼저 수사과정에서의 강제수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권력이 일반 국민의 권리를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무나 막 잡아다가 가둘 수 없고, 고문, 폭행, 강요 등으로 자백을 받아서도 안된다. 모든 형사절차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하고,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 또한 없다. 수사는 임의수사가 원칙이고, 강제수사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강제수사는 법률에서 규정한 요건을 엄격하게 준수하여야 한다. 강제수사를 함에 있어 그 요건이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그래야 공권력이, 권력자가, 자기 마음대로, 임의로, 일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고,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근현대사만을 보더라도 부당한 공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역사가 이룬 성과가 지금의 형사절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포는 국민의 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예외적으로 영장을 발부 받은 경우에만 가능한 것인데, 긴급체포는 영장에 의한 통상의 체포에서 더 나아가 예외를 두는 것으로 그 요건이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관이 제보의 정확성을 사전에 확인한 후에 제보자를 불러 조사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주거지를 방문하였다가, 그곳에서 피고인을 발견하고 피고인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여 나오라고 하였으나 응하지 않자 피고인의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피고인을 긴급체포한 사안에서, 긴급체포가 위법하다고 본바 있다(2016도5814). 그리고 언론에 보도된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의자 체포 과정은 위 대법원 판례 사안과 매우 흡사하다. 구속영장은 체포상태를 지속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당연히 적법한 긴급체포일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위법한 긴급체포가 있었다면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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