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선거에서 참패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일부 지지자들은 사전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봉인함 훼손을 외치는 선거 개표 관계자의 주장이나 과거 해외 선거에서 부정투표를 알아내는 데 기여한 교수들의 논문 등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안산지역도 보수승리를 점쳤던 단원을 지역구를 중심으로 SNS단톡방 등지에서 현재까지도 투표조작설을 홍보하는 이들이 다수 활동 중이다.

그런데 누구나 투표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있고, 전국에서 돌아다니는 강아지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는 CCTV 시스템을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차량 바꿔치기가 과연 가능한 일인가? 과거 일부 핵심인물의 입만 막고 범죄가담자들을 빼돌릴 수 있는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단 1명만 마음을 돌려도 모두 발각될 부정투표가 현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범죄인가 말이다.

최근 보수지지 성향을 띠는 유튜버나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빼박 증거’라는 영상들을 보면 한 숨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나 당선자의 부정투표 녹취록이나, 사전투표함을 바꿔치기 하는 영상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들은 마치 어린 아이가 딱지치기에서 지자 딱지를 칠 때 다른 사람이 대신 쳐줬다고 떼를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선거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핵심 인물들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논객들도 이러한 부정투표 논란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 최근 음모론이 이어지자 “사전투표 조작설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냥 이런 유튜버 농간에 계속 놀아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미래통합당 홍준표 당선인은 5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자유당 시절처럼 통째로 조작투표를 하고, 투표함 바꿔치기를 할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 글에서 “선거가 끝나면 패한 쪽 지지자들은 자신의 믿음과 배치되는 상황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음모론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미래통합당과 이번에 당선된 보수계파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부정선거 주장과 관련해 힘을 뺄 것이 아니라 참신한 정책과 새로운 젊은 피를 수혈해 보수 재건에 나서야 한다. 특히, 현재 20대~40대까지 보수진영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같은 인물은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선거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차기 지방선거에서 그나마 선전이라도 해보려면 이제 선거조작설과 같은 해묵은 우기기 전법으로는 승산이 없다.

현 시대에서 투표조작이 불가능한 일이란 사실은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곳에 쓸 에너지가 남아 있다면 사전투표 전에 쏟아 부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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