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한부 2-3개월 받고 계속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350명의 회원이 함께 하는 안산 환경미술협회 회장직을 긴급 이사 회의를 통하여 현 사무국장인 서영숙 선생님으로 결정하고 사무국장은 도예분과 이사인 심현숙 선생님으로 정해졌다.

두 분다 나에겐 친 동생 같은 사이라서 힘든 일이지만 거절하지 못하고 맡아준 것 같아 참으로 고맙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전화는 빗발치게 오고, 집안은 연속 손님들로 가득하다.

협회 이사진들과 시의원님, 지인들, 친지들이 위로의 방문을 해주시니 아파도 행복하다.

병원 진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는 가족의 만류를 거절하고 공기 좋은데서 남은 생을 마감 하고 싶다고 나는 가족들을 계속 설득한다.

병원 진료를 고집하는 남편과 아들은 계속 나를 설득 한다.

“3개월 산다는데 항암해서 몇 달 더 산다고 무슨 의미가 있어”

“살 사람은 항암을 안 해도 살고 죽을 사람은 항암을 해도 죽어”

“난 운명론자이니, 죽고 사는 것은 하늘에 달렸어”

“슬퍼하지 말아 사람은 누구나 죽어, 조금 빨리 가고 조금 늦게 갈뿐이야”

남편과 아들 며느리는 말이 없다.

사단법인 환경 미술협회는 서울에 본부가 있고 각 지역에 지부가 있다.

서울 본부 대표님께 안산 환경 미술협회 회장직을 여차저차 하여 현 사무국장이 맡기로 해서 인준장과 위촉장을 부탁드렸더니 신경 못써 죄송하다며 영양의 신비한 물이 있는데 가져다주신다 한다.

본부 대표님과 긴 통화 끝에 영양에 신비의 아인수 워터라는 물 공장이 있는데 물 공장 대표님께서 직원 휴게실로 쓰는 방을 3개월 정도 빌려준다고 흔쾌히 허락 하셨다며 영양에 가서 생활 해 보시라고 하신다.

“오호! 호재라”

신기하게도 필요하면 바로 인연이 만들어지는 신통방통함에 아직 신은 내편이 구나를 실감한다.

토요일 남편과 함께 이부자리며, 생활도구, 쌀, 김치 등을 챙겨 영양을 향해 달렸다.

제천, 풍기를 지나 강원도 같은 산속 길을 쉬엄쉬엄 구경 해 가며 우리 차는 처음 가보는 영양을 향해 달렸다.

길옆에 보슬보슬 올라오는 쑥이며 보라색 제비꽃이 환영이라도 하듯 하늘거리며 손짓한다.

공장 사무실에는 아인수 워터 대표님과 환경미협 본부 대표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소 불편 한 점은 많지만 계실 수 있을 때 까지 편하게 있으라며 열심히 기도하고 좋은 물 먹고 맑은 공기 마시며 계속 웃어야 암이 도망간다고 아주 친절히도 설명 해 주신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소나무 숲이며 100m를 걸어가면 하늘아래 첫 동네의 개짓는 소리가 오늘 하루의 행복한 선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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