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번 돈 3일치 기부한 택시기사가 바로 대한민국의 작은 영웅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무너지고, 국가가 비상사태에 빠지긴 했지만 위기 속에 한국은 늘 강했다.

금융위기 때 그랬고, 사스 등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이 순식간에 국내에 퍼졌을 때도 결국 극복해냈다. 한민족은 태안 바다가 기름으로 범벅이 되었을 때도 수십만, 아니 백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구름처럼 나서 부직포로 기름띠를 걷어낸 국민이다. 그만큼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숨은 저력을 가진 민족이다.

현재 세계는 엄연히 긴급 재난상황이다. 모든 재난 상황에는 절망과 갈등이 바이러스처럼 우리를 잠식하지만, 반대로 희망과 영웅들도 느닷없이 백신처럼 등장한다. 빛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도 횃불을 들고 나타나는 영웅들은 꼭 존재한다.

어쩌면 작은 도시인 안산에서도 소리 없는 영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본오동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다 성금을 낸 익명의 기부자를 필자는 ‘작은 영웅’이라고 칭하고 싶다. 이 택시기사는 새벽 5시부터 하루 종일 일하면 약 7만 원 정도를 번다고 했다.꼬박 3일 일한 생계비, 21만 원을 선뜻 이웃에게 내놓았다. 그는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그나마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작지만 이 성금이 재난극복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되기를 소망했다.

80세가 넘은 어르신이 “험지에서 고생하는 분들께 내 마스크를 드려라”는 말을 듣고 아들이 19일 지자체에서 배당된 마스크를 모아 또 다시 기부하는 아름다운 미담도 들려왔다. 결국 이 마스크는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 재차 전달됐다.

일반인들과 어린이들까지 마스크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달 20일 익명의 시민이 안산단원서 원곡파출소에 방문해 “고생하는 경찰관에게 기부한다.”는 말과 함께 마스크 50매를 기부하는 선행이 있었다. 한 초등학생 남매는 고사리 손으로 쓴 편지와 마스크 10매를 중앙동에 기부했다.

아이의 편지 속에는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할아버지, 할머니와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마스크를 드린다’는 감동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조용히 동사무소를 방문해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영화 같은 일도 때때로 들려온다. 이외 위기에 빠진 대구를 돕겠다는 이들과 공적마스크를 구매하지 않고 양보하는 시민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남는 것을 기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쓸 것을 기꺼이 내놓는 사람들.

전 세계가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연일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작은 영웅들이 있어 코로나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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