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신길동도, 온천도 없어요

필자는 안산시 신길동을 얘기할때 늘 어색했다. 신길온천역(新吉溫泉驛)은 더욱더 그랬다. 서울 등지에서 사는 친구들에게는 영등포구 신길동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역은 온천수가 나오지 않는 헛개비 역이다. 역사를 살펴보니, 지하철 4호선 건설 당시 온천 개발 예정 지역이어서 이렇게 붙여졌다고 알려져 있다.

아주 발빠르고 잽싸게 만들어진 셈이다. 하지만 온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역명을 바꾸려고도 했다고 한다.

본래 계획된 역명은 신길역(新吉驛)이었다. 그러나 전철 1호선과 지하철 5호선의 환승역인 서울 신길역과 중복되면서 신길온천역으로 명명됐다. 안산 신길동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따라서 온천 개발 계획이 취소됐다. 한때는 역 구내 승강장 벽면에 "우리 역 주변에는 온천 시설이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그래서 변경의 목소리가 거셌다. 온천이 나오지 않으니 '온천'이라는 문구를 제외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 상황에서 안산시가 '온천 없는 온천역'을 이제 변경한다고 한다. 아주 잘한 일이다. 시는 실제로 온천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현재 역명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과 철도 이용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달 안으로는 새로운 역명이 탄생할거로 예상된다. 역명은 시민의 공모로 결정된다.

공모 방법은 관내 거주자 및 법인·단체 등에 소속 된 사람 누구나 안산시 홈페이지(https://www.ansan.go.kr)를 통한 온라인과 우편 또는 방문접수(신길동 행정복지센터, 안산시 교통정책과)로 참여할 수 있다.

우수 제안을 골라 안산시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철도사업자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에 국토교통부의 역명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신길온천역은 하루 4천여 명이 이용하는 4호선이다. 오는 8월 수인선 개통과 시흥거모·신길2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이 완료될 경우 이용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늦게라도 역명이 새로 탄생한다고 하니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새 이름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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