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월 8일 안산 단원구을에 김남국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앞서 민주당은 5일 단원구(을) 지역구를 ‘청년우선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기로 발표한 뒤 조국 백서의 저자인 김 변호사를 내려 보냈다.

총선에서 ‘전략공천’은 어쩌면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지역구 당원들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행해야 하는 아픔의 과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대가 점점 변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정치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만 가고, 늘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던 네거티브 정치활동도 총선 때마다 변화하고 있다.

전략공천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다른 지역은 되고, 안산지역만은 안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식은 큰 문제가 있다.

안산 단원구을은 그 동안 지역구 축소로 인해 상당한 변수가 있었던 곳으로 각 예비후보조차 어느 동에서 명함을 돌려야 할지도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 지역에서 어찌되었든 2명의 안산시민이 출마의사를 밝혔고, 한 달 이상 새벽시간부터 밤까지 뛰어다녔다.

각자 자신들의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함과 동시에 민주당원들의 결속을 위한 정치활동을 벌였다. 최종적으로는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엄연히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위한 시간도 상당부분 할애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최소한 이런 예비후보들의 의사와 당원들의 의견, 시민 정서 정도는 수렴한 후 전략공천을 해야만 했다. 당연히 거센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민주당은 상당 부분 지역의 반발을 잠재운 뒤 전략공천을 해야만 했다.

현재 민주당의 처지와 명분, 전략공천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지역사회에 당당히 거짓 없이 밝힌 뒤 매를 맞아야 했다. 그 뒤에 전략공천을 해야 예비후보들의 눈물과 울분, 그리고 당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안산지역에서 단원구을은 보수성이 4개 지역구 중 가장 강한 곳이다. 더군다나 현재 이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3선의 박순자 의원(미래통합당)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당의 지지율을 갈수록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을 앞지르고 있지만 과거 선거를 분석해보면 현재 민주당의 상황으로는 낙관할 수 있는 구도가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맞대결을 치러도 박빙인 상황인데 조국 논란이 있는 인물을 전략공천 한다는 자체가 안산지역을 우습게 봤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지역 예비후보 지지자들과 당원들은 현재 크게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이 안산시 단원구을 지역구를 버리는 카드로 썼다면 할 말이 없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안산시민 정치수준을 너무 우습게 본 듯하다.

그러다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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