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씩 연속 3주를 파글리 탁셀 항암주사를 했다.

여전히 사람용 구충제 메벤다졸도 복용중이다.

보기보다 다르게 성격이 까칠해서 항암 주사 맞은 날은 늘 밤잠을 못자서 밤샘을 한다.

그 다음날부터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는다.

그런데 봄 논의 못자리에서 못 찌듯이 머리카락이 몽창몽창 빠진다.

병원 옆지기가 미장원가서 빡빡 밀으라고 계속 잔소리를 한다.

“싫어 마지막까지 남은 머리카락이 용남 근성이 있는 것이여”

“그놈 뽑히면 오랫동안 버티느라고 고생 했다고 위로 하고 기념으로 보관 해 놔야해 ㅎㅎㅎ”

두상이라도 예쁘면 좋을 텐데 이리 봐도 이상하고 저리 봐도 이상하다.

병실에 아무도 없을 때를 틈타서 셀카를 찍어 봤더니 완존 영화 속 ‘골룸’이 돼버렸다.

두건을 쓰고 생활 하지만 불편 한 게 말이 아니다. 특히 잠자다가 벗겨 질까봐 잠이 깨면 화들짝 놀라서 두건 확인 하고 다시 잠을 청한다.

“빡빡 밀고 스님 행세를 해볼까”

따뜻한 봄날이 오면 승복이라도 마련해서 배낭하나 둘러메고 유람 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어진다.

“괜찮아 머리 빠진 게 뭐 대수라고, 암댕이만 사라지면 돼”

“빡빡이 머리는 아무나 하나, 이것도 추억으로 남기지 뭐”

혼자서 스님 염불 외듯 쫑알쫑알 거리지만 마음 한편은 슬프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항암임상으로 저승길을 재촉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이 곧 현실이고, 꿈이 곧 현실이라고 늘 학생들에게 지도했는데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무슨 꿈을 꾸는지 정신 바짝 차리고 또 한 번 외쳐본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 보자”

개인전도 하고, 교육청 8대 체험 처도 선정됐으니 교육사업 준비 하고,지난해 만들어 놓았던 안산 마을 공동체 교육 사회적 협동조합도 활성화 시켜야겠다.

퇴원을 서둘러서 암댕이들에게 줄 에너지를 잘 활용해서 써봐야겠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잠잠하다 없어지겠지 했건만 하루 만에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내가 입원 해 있는 병원도 외출금지, 면회금지로 감옥 아닌 감옥이 되어 버렸다

오늘 병원 친구들의 수다이다

산신령님께서 물으셨다. “코로나19가 어디서 왔나”

대구 사람이 대답했다.

“츠 암나 신천지에서 왔습니더”

다시 *** 교인이 대답했다.

“뭔소리교 중국에서 대구로 날라 왔씹니더”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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