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이라는 도시에서 발생 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중국에서만 14,0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가 300명을 넘었다.

중국 밖에서도 첫 사망자가 필리핀에서 1명 발생하였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확산 될지 예측이 되지 않기에 두려움은 증폭되고 있다. 이 두려움이 인간을 어떻게 끌고 갈지 알 수 없기에 더욱 두렵다.

생명의 생존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모든 생명은 안전을 추구한다. 안전은 내가 예측되어야 하고 안심이 돼야 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안전이 위협받으면 위축되고 주눅 들기도 한다. 나아가 불안해하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두려움이 절망을 주는 것만이 아니다. 진보와 진화를 이루는 결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인류가 진보와 진화를 이루었던 동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각성이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살다가는 죽겠다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으로 인류는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의 길을 걸어왔고 진보를 이루었고 진화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오래 동안 일관되게 관심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 인류가 이룬 최대 업적이기도 하다. 바로 기아와 역병이다. 기아 문제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제 과식을 걱정 할 만큼 성과를 이루었다. 굶어 죽는 사람보다 당뇨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다른 하나인 역병도 마찬가지이다. 도시가 만들어 지면서 많고 다양한 사람과의 접촉은 병원균의 이상적인 서식처다. ‘흑사병’으로 1330년대에 20년에 걸쳐서 약 7,500만 명에서 2억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천연두는 1967년만 해도 1,5000만 명이 감염되어 200만 명이 죽었다.

에이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에이즈는 이제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지 못한다. 2002년의 사스나 2005년의 조류독감이나 2014년 에볼라도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피해를 주었으나 잘 통제되고 진압되었다.

‘에이즈와 에볼라 같은 자연재해와의 싸움에서는 인류가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인간 본성 자체에 내재한 위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생명공학은 인간이 세균과 바이러스를 격파할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인간 자체를 전례 없는 위협으로 바꾼다.

그러므로 심각한 전염병이 미래의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경우의 수는 단 하나, 어떤 무자비한 이념을 위해 인류 스스로 그런 병을 창조하는 경우이다.’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공포는 인간을 지혜롭지 못하게 한다. 의식을 좁게 만들고 낮은 차원으로 이동시킨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과 유산을 잘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폭력적으로 변하고 폭력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인류는 어떠한 공포적 상황에서도 최종적으로는 늘 지혜로운 선택을 했다. 생존을 위한 더 나은 결정이었고 그것이 진화를 이루어냈다.

그 결과로 지금껏 생존해왔다. 이것을 진화라고 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인간이 바이러스를 이길 것이다. 인류 최대의 유산이고 진화의 결정적 요소인 신뢰, 협동, 사랑, 연대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진짜 문제가 있다. 코로나를 야기한 지역이나 국가 그리고 사람에 대한 혐오와 배타 그리고 증오와 폭력이다. 진짜 우리가 경계하고 박멸해야 할 바이러스이다. 인간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위협적인 바이러스이다. 여기에 빠지면 바이러스에게 진짜 지는 것이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