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구충제가 암을 치료 한다는 미국의 조 티팬스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했던 게 지난해 9월인데 벌써 4개월이 지났다.

구충제 먹고 완치 암환자 1호가 나왔다고 유튜브의 ‘산채이야기’ 남편으로 유튜브도, 암과 관련된 카페들도 소란스럽게 떠들썩하다.

의심스러운 것이 오로지 구충제만 복용 한 것이 아니고 항암을 하면서 구충제를 복용했다고 한다. 또한 완치라고 할 수 없는 것이 구충제 먹고 완치되어 5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CT상 깨끗하다고 완치는 아닐 것이다. 암이라는 놈이 그리 만만한 놈은 아니다. 나는 11년 만에도 전이된 상태이니 말이다.

구충제가 비염을 치료 했다고 댓글도 넘쳐나고, 무좀이 완치 됐다고도 영상이 올라온다.

그게 사실이라면 병원이 모두 없어질 듯한데 설마하니 그럴 리야 있겠는가.

많은 의심이 쌓여 가지만 구충제를 복용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것이 사실로 다가와 조그만 희망의 끈이 되길 바란다.

머리 들어 하늘을 볼 여유도 없이 살았던 지난날, 창피하게도 호수공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병원 환우들과 오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병원 근처의 후수공원 산책을 하였다.

문화광장을 지나 길을 건너 쭉 올라가니 조그만 다리가 있었고 다리 밑은 물이 흐르고, 흐르는 물 양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예쁘게 만들어져 있었다.

겨울이라 예쁜 꽃도 없고, 이름 모를 앙상한 가지들만 가진 나무 들이 있었는데 둥근 언덕에 자리 잡은 잘 생긴 소나무들이 푸른 잎을 자랑하며 반겨 주었다.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좀 더 걷다 보니 중앙 도서관이 보였다. 그 뒤 쪽으로 큰 호수가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쉬면서 각자의 투병 이야기를 하며 암환자의 식생활이며 운동 요법 등을 공유하며 완치의 그날까지 파이팅 하자고 다짐들을 한다.

“4기 암환자는 못 낫는 거 아시죠?”

의사의 말이 문득 문득 떠오를 때면 “죽는 건 무섭지 않아 그런데 통증은 무서워”라고 외치고 살았는데 그것 또한 아니었나 보다. 가장 무서운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이었다.

남편은 늘 내게 말한다. “여보 5년만 버텨봐 5년 정도 있으면 신약이 나와서 주사 한방에 암이 뽕 달아나는 시대가 온다.”

“정말 그런 날이 올까”

남편 왈 “그럼 그럼, 그러니 먹기 싫어도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현 상태만 잘 유지하고 있어”

에구머니나 저런 철부지 같은 남편을 어떻게 혼자 두고 가나 걱정이다.

4기암 암 환우들에게도 꽃피는 봄날이 오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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