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명 죽음 이어 1월 변사·자해사건…오갈 데 없는 세입자, 생활고로 세상 떠나
폐허가 된 주택가, 건물주 대부분 불안한 생활…이웃주민들 '안타깝다' 탄식

[단독] 안산시 선부동 3구역 재건축 세입자가 숨지거나 자해 등 비극적인 사건이 계속되고 있어 설 명절을 앞두고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 선부동 제3구역 주택에서 세를 들어 생활하던 공모 씨가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공 씨의 시신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 주민 김기환 씨가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 씨는 그동안 선부동 재건축 반대를 앞장서서 이끌어온 장본인으로 최근 화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아왔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김씨는 “화상치료를 위해 병원을 함께 가려고 공씨 집을 방문했는데 알몸 상태로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유족 등의 요구로 부검을 의뢰했지만,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고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사 또는 쇼크사로 판명났다고 한다.

1월9일에는 세입자 김 모씨(43)가 자신의 집에서 배와 다리 등을 찔러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수원 아주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체장애 2급으로 알려진 김 씨는 평소 '재건축을 하면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자주하는 등 재건축을 적극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생활고에 이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2019년 7월 세입자 나 모씨가 집에서 숨진채 발견됐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천 모씨가 화랑유원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선부동 3구역은 현재 148가구 중 20여 가구가 이미 철거됐고, 40여 가구는 이주를 마쳐 빈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가구당 7~8세대를 합쳐 모두 400여 가구의 세입자가 남아 현재까지 생활하고 있다. 대다수 건물주들은 “평생 모아 마련한 집을 재건축으로 빼앗길 수는 없다”는 각오로 극력 반대하고 있다.

조합측은 적법하게 이뤄지는 재건축이라는 명분으로 이주를 마친 조합원들과 협의 하에 본격적인 철거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세입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설 명절을 앞두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최제영 大記者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