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우뚝선 나무들

대동강물을 생각하면 봉이 김선달 얘기를 떠오르게 된다. 너무 황당한 일이지만 영화와 연극으로 우리의 곁에 다가와 가끔씩 회자되고 있다.

안산 사동에는 한국해양연구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금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 몸집이 불어났고 본원도 안산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상태다.

해양자원개발, 해양환경보전, 해양오염방지 등 해양과학기술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출연 연구소다.

1973년 10월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부설 해양개발연구소로 설립됐다. 1976년 선박연구소와 통합되면서 재단법인 한국선박해양연구소로, 197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부설 해양개발연구소로 재발족했다.

1981년에 해양연구소로 개칭했고, 1990년 6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분리되어 재단법인 한국해양연구소로 다시 발족했다.

1995년 중국 칭다오(靑島)에 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를, 2000년에는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공화국 축(Chuuk)주에 한·남태평양 해양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1년 1월 한국해양연구원으로, 2012년 7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 개칭했으며, 2017년 12월에는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서 부산광역시 영도구로 본원을 이전했다.

그런데 해양연구원에 있던 자리의 수천그루 나무가 전국적인 뉴스감으로 희생되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인해 뭇매를 맞고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나무 수천 그루를 무단으로 반출한 사실을 적발하고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행정부장을 지냈던 A씨와 총무실장을 지냈던 B씨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요구했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 안산 부지에 있던 나무 2400여 그루를 지난해 6월 조경업자에게 파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수목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반출하지 않고, 사내품의서, 업체와 계약서 등 공문서 없이 구두로 이런 절차를 진행했다.

해당 업체는 대금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원장은 부산 신청사 주변에 수목이 없고 환경이 열악해 옛 부지 수목을 처분해 조경을 할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지만 합리적이지 못하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이런 사태를 인지하고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현직 기관장임에도 이례적으로 중징계 처분을 요구한 것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본것이다.

배임, 업무 방해 혐의로 조사해 달라고 부산 영도경찰서에 수사 의뢰도 한 상태다. 민간 업체 간에 유착 혐의도 조사해 달라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해당 기관은 부산으로 이전한 뒤,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고 한다. 전임자였던 홍기훈 원장도 경영실패로 인한 퇴임 요구로 중도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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