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화가 김홍도’ 이충렬 작가 문헌자료 결정적 증거 찾아
성호 이익의 詩 ‘석민부’…대동여지도 ‘성고’ 지명 추론해 밝혀

안산시가 보유하고 있는 김홍도의 작품 '사슴과 동자'

조선 최고의 하가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의 고향이 '안산'이라는 구체적 증언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김홍도의 일대기를 펴낸 한 전기 작가는 한 방송 뉴스에 출연해 최근 그간 논란이 됐던 김홍도의 고향으로 현재 안산시 성포동을 정확히 지목했다.

궁중화가 시절 단원 김홍도는 서쪽 호수라는 의미의 ‘서호(西湖)’라는 호를 지었는데 이를 두고 ‘중국의 서호와 한강의 서쪽’이란 주장 등이 학계에 팽팽히 맞서고 있었던 상태였다. 단원이라는 호는 김홍도의 두 번째 호로 알려져 있다.

‘천년의 화가 김홍도’의 이충렬 작가의 주장에 따르면 이 ‘서호’가 안산에 위치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정적 근거가 존재한다는 것. 이 작가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성호이익의 詩 석민부(釋憫賦-고민을 푸는 노래)를 꼽았다.

이 시에는 ‘望西湖之莽蒼兮-서호를 바라보니 아득하더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성호 이익의 집이 서호 부근에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성호 이익선생의 집이 안산인 점을 감안하면 김홍도가 ‘서호’라는 호를 지었다는 것은 그의 고향 역시 서호가 보이는 안산의 어느 동네였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 결국 조선시대에 서호가 바라보이는 동네를 찾으면 의문이 풀리게 되는 논리다.

이와 연관 이충렬 작가는 또 다른 문헌에서 안산 노적봉을 다시 주목했다.

1753년 가을,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이 안산 노적봉 부근에서 살던 여주 이씨 가문 사람들과 시 모임을 연 뒤 그 자리에서 읊은 시를 모아 낸 ‘단원아집’이란 시집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가는 이 시집의 표지에 ‘성고(聲皐)’라는 지명이 나오는데 연구 끝에 조선 후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서 안산지역을 찾아보니 놀랍게도 바닷가 마을 이름이 ‘성고’임을 찾아냈다.

결론적으로 이 작가는 김홍도가 태어난 곳은 현재 단원미술관이 들어서 있는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에 위치한 노적봉 인근으로 결론지었다.

이충렬 작가는 “그동안 단원 김홍도의 생애와 관련해 여러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정확한 역사적 근거를 통해 최종 출생지를 밝혀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밝혀진 귀중한 문헌자료 등은 향후 한 시대를 호령했던 화가 김홍도 연구에 있어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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