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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그리고 유전자 검사
반월신문 | 승인 2019.12.11 19:37

최근 마무리된 사건의 경과를 소개할까 한다. 사건의 당사자는 A씨인데, 처음 그 며느리 분이 전화로 상담이 왔던 사건이다. 시어머니인 A씨의 생모(B)의 묘를 파묘해서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와 관련한 절차나 신분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문의였다. 파묘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 필자는 어쨌든 파묘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겠으니,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했다.

A씨가 생모 B씨의 혼외자여서 공부상으로는 친자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B씨가 생존해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후에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송을 통해서 신분관계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B씨는 이미 수십년 전에 사망을 했다. 그래서 유전자 검사를 위해 파묘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파묘를 한다고 해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참으로 난감했다.

그래서 우선 B씨의 다른 자녀들 중 생존한 자녀를 찾아보기로 했다. 유전자 검사 중에서도 동일모계 검사를 통하면, 즉, B씨의 혼인생활 중에 태어난 A씨의 이부형제를 찾을 수 있다면, 파묘를 하지 않아도 A씨가 B씨의 친생자임을 확인하는 소송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 B씨의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고, B씨의 상속인을 찾았다. 5명의 상속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상속인들 또한 생사가 불분명 하다는 것이었다. B씨의 상속인들은 이미 사망했으나 사망신고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거나, 생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신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야 하는 문제가 또 생겼다.

어쨌든 이제 생존한 사람들을 통해서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불가피하게 파묘를 해야 한다. 파묘 이후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일이다. B씨가 사망한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어렵게 파묘해서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실시했는데, 다행히도 A씨와 B씨는 친자관계에 있다는 결과나 나왔다.

이제는 법원을 통해 신분관계를 정리할 차례다. A씨는 친모인 B씨와 친생자관계에 있다는 것의 확인을 구하고, 공부상 실제와 다르게 다른 사람의 자녀로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상 모로 등재되어 있던 자와는 친생자관계가 부존재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B씨의 상속인들 중에서, 공부상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부재한지가 오래되어 상사 여부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실종선고를 통해서 사망한 자로 간주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최근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실종선고 심판사건의 공시최고 기한을 수일 앞두고 있다. 공시최고 기한을 도과하여 실종선고가 있게 되면, 비로소 신분관계가 실제에 부합하게 정리되고 A씨는 B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공부상 신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원 판결을 통해야 하는데, 이처럼 복잡하게 신분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에도 고민해 보면 방법은 반드시 있다.

서정현 변호사 nackbo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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